김성화 기자
10월 19일~11월 28일 서울 황창배미술관… ‘밤길’·‘낮별’ 2026년 신작 20여 점 선보여
한국화가 김선두(67)가 별과 밤길을 통해 삶의 본질을 묻는다. 개인전 ‘별에 대하여-낮과 밤 사이’가 19일부터 11월 28일까지 서울 연희동 황창배미술관에서 열린다. ‘낮별’과 ‘밤길’ 연작의 2026년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10월 19일부터 11월 28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황창배미술관에서 열린다. ‘낮별’과 ‘밤길’ 연작의 2026년 신작을 중심으로 20여 점을 전시한다. 개막 행사는 20일 오후 3시다.
이번 전시는 고(故) 황창배 화백과 김선두의 오랜 인연을 되새기는 자리이기도 하다. 두 작가는 1996년 동아갤러리 ‘제5차 실크로드전’을 위한 22박 23일의 몽골·러시아 답사에 함께했다. 30년 전 낯선 길을 함께 걸었던 김선두가 이제 황창배의 이름을 내건 미술관에서 자신의 길을 돌아본다.
‘낮별’ 연작은 2009년 전남 강진 주작산에서 새벽하늘에 쏟아진 별을 바라본 경험에서 출발했다. 낮의 빛에 가려 보이지 않는 별을 떠올린 작가는 참새와 꿀벌, 맨드라미와 옥수수 등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존재들을 별의 형상으로 바꿔 놓는다.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 속에서 삶의 본질을 발견하려는 시도다.
김선두는 “빛은 현상이고 별은 삶의 본질”이라며 “욕망에 눈이 가려질 때 정작 중요한 것들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밤길’에는 고향 전남 장흥의 기억이 담겼다. 해가 진 뒤 학교에서 집까지 4㎞를 걸어오던 시골길, 그 위로 쏟아지던 별들이 작품의 바탕이 됐다. 작가에게 밤길은 앞이 보이지 않는 삶의 여정이자,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이들의 흔적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신작 ‘밤길’(135×198㎝)은 별이 촘촘히 박힌 하늘과 흰 보름달, 달빛에 물든 산자락을 한 화면에 펼쳐 보인다. ‘밤길-영축산’(139×163㎝)에서는 노란 보름달 아래 바위 능선을 홀로 걷는 인물이 등장한다. 달빛은 앞길을 환히 밝히기보다 어둠 속에 놓인 길의 윤곽을 조용히 드러낸다.
작업 방식도 눈길을 끈다. 김선두는 두꺼운 장지 위에 분채를 30~50차례 스며들게 해 색을 쌓는다. 색을 단순히 덧칠하는 대신 종이 속에 배어들게 하는 방식이다. 한 번 그으면 되돌릴 수 없는 먹선과 여러 겹으로 쌓인 색이 만나 화면에 깊이와 시간을 더한다. ‘멈춤과 느림의 아방가르드’라는 별칭도 이러한 작업 태도와 맞닿아 있다.
1958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김선두는 1984년 중앙미술대전 대상 수상으로 화단에 이름을 알렸다. 1994년부터 30년간 중앙대 한국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길렀다. 영화 ‘취화선’(2002)에서 장승업의 그림 대역을 맡았으며,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 표지화도 그렸다. 올해는 전남도립미술관 회고전 ‘색의 결, 획의 숨’을 시작으로 대구미술관과 멕시코시티, 거제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김선두는 작가노트에 “밤길은 새롭지 않다. 다만 나에게만 새롭다”고 썼다. 이어 “예술은 새로운 길을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길을 다시 걸어갈 수 있게 하는 힘”이라고 했다.
새로운 것을 좇기보다 익숙한 풍경을 다시 바라보는 일. 김선두의 별은 그 시선에서 빛난다.
관람은 무료다.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일요일은 휴관한다. 문의는 02-332-1781.
부평위클리 THE BUPYEONG WEEK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