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맛집 탐방] 부평 갈산동 ‘유진참치’

by 김중호 객원기자

부평 갈산동에는 ‘굴포먹거리타운’이 조성되어 있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맛집이 있어 수십년 단골인식당도 몇 있다. 그 중에 식자(글을 쓰며 사는 사람은 ‘필자’, 먹으러 다니는 사람은 ‘식자’다.)가 다녀 본 맛집 중에 여긴 정말 가성비로도 그렇고 맛으로도 여느 집에 비길 수 없이 훌륭한데도, 늘 좌석이 한산한 그런 안타까운 면이 있어 ‘우리동네 숨은 맛집’에 소개해 본다.

우선, 왜 늘 가게가 한산한지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첫째 참치 간판을 내걸고 있고, 둘째 가정집을 개조한 바깥 풍경이 일반 음식점 같지 않아 보여서 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참치집 간판을 내 걸었다는 것은, 손님의 입장에서는 일단 참치를 먹고 싶어야 한다는 한가지 메뉴에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진다. 그리고 가격대가 부담스럽다는 생각도 함께 든다. 그러나 실제로 들어가보면 그렇지 않다는 데 깜짝 놀랄 것이다. 식자 또한, 여기가 이런 장점이 있었나? 싶었으니, 머리 속에 무얼 먹을지 고민 중이라면, 바로 ‘유진 참치’를 떠올릴 만큼, 단골이 되었다. 간판에서 읽은 참치를 먹지 않아도 된다는 데에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참치 집에서 참치를 안 먹어도 된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라, 이집의 메뉴판을 본 사람들은 다들 나와 같은 심정이 될 것이다. 식자가 주문한 메뉴는 메밀소바 세트.

참치집에서 참치를 안 시켰다. 그런데, 회가 막 나온다.

 

 

 

 

 

 

 

 

붉은 색 회가 참치다. 그런데, 이런 참치맛을 어디서도 맛본 적이 없다. 이게 뭐냐고 물어보니, ‘참치 껍데기’란다. 이건 마치 신의 선물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게, 회의 날것으로의 식감을 싫어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딱이다. 흔히 좋은 회를 혀에서 녹는다고 표현하는데, 회를 싫어 하는 사람에게는 그 녹는 맛이 싫어 하는 포인트 일 수 있는 것이다.

모든 맛은 호불호의 지점이 똑 같다. 굴의 신선한 맛과 향기가 좋아 그 떄문에 굴매니아가 되는가 하면 똑같은 이유로 굴을 절대 입에도 댖 않는 사람도 있기 떄문이다. 맛의 포인트, 호불호가 만나는 지점이다. 내가 찬탄하고 한 접시 더 달라고 해서 먹는 이 참치 껍데기는 회를 싫어 하는 사람의 식감에 딱 맞는 맛을 낸다, 그러니 자신있게 예비식자들에게 권해 드린다.

문제 중의 문제는 이 모든 횟감들이 세트메뉴의 사이드로 깔려서 나온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더욱이 참치껍데기를 리필까지 해서 먹었으니!(그래서 사진이 두장이다.)

그리고 기본찬에 깔리는 것들이 좍 나온다.

 

 

 

 

 

대박이다! 이거 길가다가 우연히 들른 참치집에서 횡재한 격이 아닌가! 이런걸 두고 가성비가 쩐다고 했던가!

두번째, 가정집을 개조한 바깥풍경이 예사롭지 않아, 보통 서민들의 발길을 저주하게 만든다는 지점.

 

 

 

 

 

 

너무 호화로운 외관이다. 문을 여고 들어가면, 바로 ‘이랏샤이마세’가 터져나올 것만 같다.

 

 

 

 

 

 

 

 

 

주방에 걸린 일본식의 스모선수 그림과 천장에 매달린 참치 모형, 그리고 한쪽 구석에 잘 안보이는 곳에 ‘닛뽄도'(진검인지 목검인지는 모르겠으나)가 올려져 있다. 그리고 2층 공간도 있어 은밀한(?) 손님 접대에 그만이다. 외관의 무게로 인해 꺼려지는 출입은 한번 들어가 본사람은 익숙해져 내 집같이 드나들 수 있게 되니 염려할 것 없다. 외관의 벽을 넘어서시라.

같이 자리한 사람이 주문한 것은 생대구 지리탕. 맑고 깊은, 짭조름한 맛에 대구 역시 신선해서 살이 탱글하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참치집에서 참치 없는 잔치를 벌이다니!(참치가 사이드로 신기한 맛의 껍데기가 나왔으니 아주 없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사이비 일식집이라고 폄하하지 말지어다.

 

 

 

 

 

 

 

 

 

 

 

 

 

 

 

 

식전 죽이 위장을 달래주었고, 대포로 나온 데운 정종을 간간히 홀짝거렸으니, 기분은 다 낸 것이다. 복어지느러미를 태워 정종에 우려 낸, ‘히레정종’이다.

서민의 주머니로, 왕후의 대접을 받았으니, 다시 아니 갈 수 없는 곳이다. 가까이 계신 예비식자들의 친선 방문을 기대한다.

 

 

 

 

 

 

내돈 주고 내가 사 먹는 우리 동네 맛집 탐방은 계속될 것이다.  예비식자들의 맛집 제보를 기다린다.

About 김중호 객원기자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