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천(블루스 기타리스트)
2026년은 육십갑자의 43번째 해인 병오년(丙午年)이다. 천간의 병(丙)은 불(火)의 기운을 지니며 붉은색을 상징하고, 지지의 오(午)는 말(馬)을 뜻하므로 2026년은 흔히 ‘붉은 말의 해’라고 불린다.
병오년은 천간과 지지가 모두 불의 기운을 품고 있어, 매우 역동적이고 강렬한 에너지를 상징하는 해로 여겨진다. 이로 인해 급격한 변화가 유독 많을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천간(天干)은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 이렇게 모두 열 가지로 이루어져 있고,
지지(地支)는
자(子, 쥐) · 축(丑, 소) · 인(寅, 호랑이) · 묘(卯, 토끼) · 진(辰, 용) · 사(巳, 뱀) ·오(午, 말) · 미(未, 양) · 신(申, 원숭이) · 유(酉, 닭) · 술(戌, 개) · 해(亥, 돼지) 총 열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천간 하나와 지지 하나가 짝을 이루는 것을 간지(干支)라 하며, 이 조합이 차례대로 맞물려 60년을 한 주기로 도는 육십갑자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만 60세(우리 나이로 61세)가 되면 태어난 해와 같은 간지로 돌아온다고 하여 이를 회갑(回甲) 또는 환갑(還甲)이라 부른다.
과거에는 환갑뿐 아니라 진갑(進甲)도 중요하게 여겨 잔치를 열곤 했는데 진갑은 환갑 다음 해인 만 61세(우리 나이로 62세) 생일을 뜻한다. 평균 수명이 짧았던 시절에는 환갑을 넘기고 그 다음 해까지 무탈하게 맞이한 것을 큰 복으로 여겨 축하했던 데서 비롯된 풍습이다.
사주팔자(四柱八字)에서 사주(四柱)란 태어난 해·달·날·시간이라는 네 개의 기둥을 의미하고 각 기둥은 다시 천간과 지지로 구성되므로, 모두 합하면 여덟 글자가 되어 이를 사주팔자라 부른다. 이 여덟 글자를 바탕으로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인간의 운명과 자연의 이치를 살펴보는 학문을 명리학(命理學)이라 한다.
요즘은 거의 쓰이지 않지만, 예전에는 ‘병신 육갑한다’라는 표현이 종종 사용되곤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장애인을 비하하는 비속어로 인식되면서 오늘날엔 사용을 꺼리는 말이 되었다. 물론 좋은 표현은 아니므로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 말의 본래 의미는 장애인과는 전혀 무관하다.
일반적으로 장애를 뜻하는 병신은 病(병 병) 身(몸 신)자를 쓰지만, ‘병신육갑’에서의 병과 신은 천간의 병(丙)과 신(辛)을 가리킨다. 천간과 지지에서 같은 음을 가진 신(辛, 申)이 있어 명리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이를 혼동해 육십갑자를 잘못 짚는 경우가 생기곤 했다.
이때 병신(丙申)을 잘못 이해하거나 엉뚱하게 사용하는 사람을 두고 “병신 육갑한다”라고 표현했으며, 이는 ‘아는 것도 없으면서 아는 체한다’, ‘주제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이제 곧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있다.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병오년이 될듯하지만 부디 독자 여러분의 수복강녕(壽福康寧)을 기원한다.
부평위클리 THE BUPYEONG WEEK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