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아이폰11 ‘잠금해제’ 성공

글쓴이: 편집부

FBI(미연방 수사국)는 애플이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 펜서콜라 해둔 항공기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에서 테러 용의자가 사용했던 2대의 아이폰 잠금 해제를 돕지 않겠다며 거절한 후 아이폰 잠금 해제에 필요한 도구를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과 이를 빠져나가려는 미 수사당국 간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FBI가 애플 아이폰11 잠금 해제에 성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블룸버그>는 1월22일(현지시간) FBI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가 연루된 우크라이나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핵심 용의자의 아이폰11 잠금 해제를 시도한지 두 달 만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애플 도움 없이 최신 아이폰 잠금을 강제로 푼 것이다.

FBI는 비밀번호가 걸린 스마트폰을 푸는 데 필요한 블랙박스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FBI는 민간 기업 그레이시프트 기술을 사용해 혐오 범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범죄자의 형제 소유 아이폰11 프로 접근에 성공한 바 있다.

그래이시프트와 이스라엘 셀레브라이트 두 민간 기업은 비밀번호를 무작위 대입 공격을 통해 무방비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이폰 보안을 우회해 전체 파일 시스템 추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도 마찬가지다.

셀레브라이트는 디지털 법의학계에서는 꽤 유명한 곳으로 전세계 다양한 정보, 국방, 사법기관과 오랫동안 협력해온 업체다. FBI와는 지난 2013년 계약을 맺고 암호 해독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는 21일(현지시각) 맨해튼 지방법원에 보낸 서한에서 이러한 사실을 공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사업가 레프 파르나스의 변호인이 정부가 파르나스의 휴대폰에서 확보한 정보 공개를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자, 법무부는 법원에 보낸 서한에서 “아이폰11 잠금 해제에 두 달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파르나스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의 측근이었다가 최근 입장을 바꿔 등을 돌린 인물이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진상을 숨기고 있다는 파르나스의 공세를 반박하기 위해 법원에 서한을 보냈지만, 이 과정에서 최신 아이폰 해킹에 성공했다는 것도 실토하게 됐다.

앞서 애플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애플뉴스’도 지난 주 FBI가 셀레브라이트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아이폰을 해킹했다고 밝혔다. 셀레브라이트는 일본 기기메이커 선 전자의 자회사이자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IT업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뿐 아니라 다양한 테러, 범죄 사건에 사용된 아이폰 잠금장치를 풀기 위해 애플에 도움을 요청했었다. 하지만 직접 해킹을 통해 잠금장치를 푼 사실이 알려지자 이같은 미국 정부의 주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미국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지난 13일 펜서콜라 기지의 총격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면서 애플에 총격범이 사용한 아이폰 2대의 잠금을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바 장관은 “우리는 (애플에) 총격범의 아이폰을 (잠금) 해제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며 “지금까지 애플은 어떤 실질적인 도움도 우리에게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FBI와 애플은 지난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관계가 꼬이기 시작했다. FBI의 데이터 잠금 해제 및 우회 소프트웨어 개발 요청을 애플은 거부했다. 당시 팀쿡 애플 CEO는 “어떤 형태를 띠든 결국 백도어”라며 사용자의 자기정보 통제권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례가 생기면 수사당국의 요청이 줄줄이 이어질 것이며 이런 요청이 기업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곁들였다. 2019년 12월 펜서콜라 해둔 항공기지 총기난사 사건에서도 애플은 FBI의 아이폰 잠금 해제 요청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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