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부평 미군부대 담벼락 그냥 둬라..시간이 녹아 있다.

by 발행인

부평구문화재단이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 담벼락 일부 구간에 이른바 그래피트 아트를 구현한다며 담벼락에 그릴 스토리를 모집한다는 홍보물을 만들고 나서서 걱정이다.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 부속 시설물이었던 오수정화부지도 기록화 작업도 없이 철거해서 생뚱맞게 혁신센터를 짓겠다는 부평구청이 문화도시를 만들겠다고 선포한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부평지역 문화 발굴과 진흥을 위해 설립한 부평구문화재단이 부평 근현대사에 중요한 획을 긋는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 담벼락을 가만 두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그래피트 아트 라는 해괴망측한 것을 들고 나와 미군부대 담벼락 일부분에 칠하겠다는 발상이 부평구청과 쌍으로 반문화적,  반역사적 행위를 눈치도 보지 않고 저지르는 형태를 보고 있자니 부평 미래가 암담하는 생각이 앞선다.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는 부평구청의 것도 아니고, 부평구문화재단의 것도 아니다. 부평 시민들이 주인이다.

그 주인에게 물어보고 그리고 천천히 100년을 내다보고 일을 벌려야 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 아닌가 부평구청장과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에게 묻고 싶다. 그렇게 하지 안해도 되는 일라고 인식하는 것이면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고 본다.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 담벼락도 부평 현대사의 중요한 자산으로 70년의 시간을 담고 있는 역사 자료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문화도시를 표방한 부평구청장이 가져야 할 철학이라고 보는데, 이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진행하는 것을 보면 철학의 부재임을 방증하는 일이라고 판단된다.

가까운 일례로, 지난 10년간 전국에 있는 담벼락에 칠을 하는 사업이 붐이었다. 그러나 지금 돌아켜 보시면 칠해서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삶의 질이 높아졌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칠은 한번 칠한다고 그대로 남아 있지도 않을 뿐더러, 시간이 지나면 흉물로 변할 수 있다.  그래서 이즈음은 담벼락에 칠은 되도록이면 하지 않는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마지막 작품 ‘나무뿌리들’

최근 프랑스에서는 고흐가 마지막에 그린 “나무뿌리들” 작품의 실제 배경이 된 장소를 고증해내고,  그 장소에 고흐의  “나무 뿌리들” 그림을 배경임을 알리는 표시를 설치하는 행사를 가졌다는 소식을 접하고 새삼스럽게 프랑스의 저력을 새삼 느끼게 됐다.

그림 ‘나무뿌리들’의 실제 배경.

오리지널을 보존하는 것이 문화 행위라는 것을 프랑스는 고흐의 그림 원천 장소를 고증하고 훼손하지 않고 온전히 그대로 보존하는 것을 보고는 이 행위 자체가 너무나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 행위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면서 새것 컴프렉스와 실적을 내야 한다는 강박에 빠져서 지역 문화를 훼손하는 일을 서슴치 않는 부평구청과 부평구문화재단이 이젠 한심하기까지 하다.

부평 캠프마켓 미군부대 담벼락이 부평구문화재단과 부평구청에게는 성가신 것인가?

과거를 지우고 과거를 왜곡하는 일은 이젠 제발 벌리지 말고,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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