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식, 부평지역사 7] ‘열우물 이야기’ 3

박명식 향토사학자(부평문화원 이사)

전통시대 부평 지역을 표현한 고지도에서는 십정동과 관련 있는 지명으로 ‘정항현(井項峴)’이 기재되어 있다.

『부평부읍지』(1698년경)에 수록된 부평부 지도에 정항현이 표기되어 있다. 부평 읍내(현 계산동)에서 서곶(石串) 방면으로 가다가 전지방축(全池防築-저수지)을 끼고 좌측으로 내려오면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 중 윗길은 정항현(井項峴)을 지나는 길이고, 아랫길은 원통현(元痛峴)을 지나는 길이다. 원통현을 지나는 길은 제물포로 가는 길이 된다.

1653년(효종4) 영종진이 설치된 후 월미도와 영종도 행궁을 거쳐 강화도 남쪽으로 연결되는 유사시 길이 된다.

십정1동은 행정상 하나의 마을이지만 마을마다 독특한 역사적 경험을 지닌다. 윗열우물마을은 십정동의 원마을로 조선시대 여러 성씨들이 집단 거주하는 집성촌이었다. 선대를 이어 후손들이 지금까지 거주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설정되어 옛 농촌 풍경을 보이고 있다.

아랫열우물마을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염전의 개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발전한 마을이다. 염전이 사라진 자리에 수출공단이 들어서며 유입된 근로자들로 인하여 마을이 번영하였다. 달동네는 1960년대 후반부터 도시개발의 논리로 모여든 철거민들이 형성한 마을이다.

광복 이후 형성된 ‘신덕촌(해방촌)’과 1960년대 후반 ‘도화, 용현, 율도촌’과 이외 송현, 주안(제5⋅6공단, 수봉공원, 시민회관), 경기도 안성 등지에서 이주한 철거민들이 다양한 사유로 마을을 형성하였다.

– 양짓말 : 함봉산 줄기의 남녘에 위치한다. 해가 잘 드는 양지편 에 있는 마을이기 때문에 ‘양지편’ 또는 ‘양짓말’이라고 한다. 이 마을에서 서구 가좌동 으로 넘어가는 고개에는 성황당 나무가 있어서 서낭당고개라 부르기도 한다.

– 음짓말 : 상정고등학교 위쪽으로 위치한다. 겨울에는 해가 짧아서 ‘음지편’ 또는 ‘음짓말’이라 부른다.

– 구석말(구성마을) : 동함사 쪽에 위치한다. 양짓말과 음짓말 사이에 들어가 있어서 ‘구석말’이라고 한다. 구석말에서 서구 가좌동 변전소가 있는 쪽으로 넘어 가는 고개로(구르지고개) 마을 뒤 에 있는 고개이기 때문에 ‘뒷고개’ 혹은 ‘뒷산’이라 부른다.

– 잿말 : 열우물경기장에서 양짓말로 들어가는 등성이에 위치 한다. 예전에 이곳에 집이 두 채 정도 있었다고 한다. 이곳이 등성이 에 있기 때문에 ‘잿말’이라 하였다.

– 고래우물 : 소망교회 건너편 공원 부지에 위치한 우물로 윗열우물마 을에서 가장 유서 깊은 공동우물이다. 약 300~400년 정도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였으며, 3~4m 깊이에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물이 맑고, 오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식수 는 물론 농업용수와 빨래터로도 사용하였다.

열우물마을의 공간 구성 (경원대로는 1980년대 초에 개통된다)
아랫열우물마을의 공간 구성 (천일염 최초시험장과 현 표지석 위치)

– 큰말 : 십정동 260번지 일대다. 서곶 가는 길을 두고 형성된 아랫열 우물마을은 두 마 을로 구성되었다. 이 중 서쪽의 큰 마을을 큰말이라고 하였다. 또는 ‘넘말’ 이라고도 했다. (염부마을)

– 배꼬지고개: 십정동 321번지 일대다. 십정종합시장이 인근에 있던 등 성이를 말하는데, 주안염전이 들어서기 전에는 이곳이 배가 들 어왔던 배곶(船串)이었기 때문에 배꼬지고개라고 한다. 이 일 대의 방죽 역시 배가 닿았기 때문에 선내뜰방죽이라고 불렀다.

– 함봉산(荷峯山) : 부평도서관 뒷산을 말하며, 옛날에 나무가 울창하여 호랑이가 살았다는 말이 있다. 따라서 호랑이가 우는 소리가 들리는 산이라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 참새미, 삼새미 : 십정공원 입구 부근으로 이곳에 물 좋은 우물이 있 어서 ‘참샘’이라 불렀으므로 이 마을을 ‘참새미’라 하였다. 한편 이곳에 집이 세 채 정도가 있어서 ‘삼새미’라 하였다고 한다.

– 여우재비 : 예전에 서곶으로 가는 길로 이학식당 쪽에서 가좌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말하며, 이곳에 여우가 있어 붙인 고개이다.

– 사래골(士來谷), 사리골(沙利谷), 성지골 : 인천세무고(옛 부평여상)가
있는 쪽에서부터 선래개울(仙來川)이 흐르던 계곡으로, 모래가 많이 흘러 내려왔다 해서 사래골(沙來谷)이 사래골(士來谷)으로 변형 표기되었으며 사리골도 사래골이 변음된 것이다.

– 고박굴, 꽃밭골(花田谷) : 경인철로를 따라 동쪽으로 있는 골짜기를 말한다. 화훼단지가 있어 꽃이 많으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 구뚜레방죽 : 십정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십정동천주교회 방향으로 현 새시장 아랫길 근처로 마치 소의 코뚜레같이 생겼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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