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문화재단의 석연찮은 해외공연 추진, 왜?

취재:이정민 기자_m924914@naver.com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1억 7천 들여 필라델피아 공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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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민 56만 중에 과연 몇 명이나 이 뮤지컬을 관람했는지…300만 인천 시민에게 공연 관람의 기회는 얼마나 열어 놓았는지…부평문화재단은 무슨 생각으로 내년 예산 1억 원을 잡아 미국 땅을 밟으려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흥수 부평구의원은 21일 기자와 만나 최근 부평문화재단이 추진 중인 창작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의 혈세 낭비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한 마디로 시기상조다. 작품의 양질의 수준을 좀 더 올린 후에 가도 늦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경희대 음대 출신으로 부평문화예술인협회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부평문화예술인과 작업을 해왔다. 최근엔 정치인으로서 문화예술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내가 하면 명작, 네가 하면 졸작?

창작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은 1950~60년대 전후 부평미군부대 주변 청춘들의 애환과 스토리를 담았다. 재단에 따르면 이 음악극은 부평 삼릉 지역이 주 배경이다. 전쟁세대 속 궁핍했던 삶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았던 청춘의 이야기를 서사적으로 표현했다. 최근 국립극장 무대에 올라 호평을 받았다.

오 의원은 이번 음악극의 해외공연 예산지적을 하면서 ‘형평성’과 관련된 하나의 예를 들었다. 오 의원이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정성을 기울여 진행했던 ‘부평예술축제’ 이야기다. 이 축제는 단 2회 만에 예산삭감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오 의원은 “1회부터 구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양질의 컨텐츠로 지역 문화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했다”면서 “그러나 구는 단순한 객석 참여 인원수, 예산대비 효율성을 기준으로 축제 예산을 삭감했다. ‘예술은 돈으로 따질 수 없다’는 잠언이 떠오른다”고 언급했다.

오 의원은 14일 구의회에서 열렸던 문화체육과 예산심의 당시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해외 공연 추진이 시기상조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오 의원은 부평문화재단 박옥진 대표와 예산 심의 당시 질의응답으로 현안을 다뤘다. 오 의원은 “국립극장 무대 총 예산만 2억 3100만 원, 공연수입금은 5600만 원에 불과했다. 적자 폭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듯 흥행도 잘 안 되고 인천시민에게 홍보도 제대로 안 된 적자 상품이 해외까지 가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물었다.

그러자 박 대표는 “해외 공연은 1억 예산도 부족한 상황이다. 공연예술에 적자폭이라는 표현은…공연을 돈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부평의 정체성이 담긴 작품으로의 가치와 중요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오 의원은 이에 “그럼 부평예술제는 왜 없앴냐. 똑같은 잣대로 따지면 부평주민이 다함께 즐기면서 참여하는 부평예술제도 효율성이나 돈으로 따질 것이 아니었지 않냐”며 “예숙 축제는 예산이 2천만 원에 불과했다. 그것도 부평예술인들이 모두 참여했다. 몇몇이 수 억들여 해외공연 가는 거랑 수천만 원에 부평예술인이 참여하는 게 상식적으로 같은 이야기인가”라고 박 대표의 답변에 반박했다.

오 의원은 덧붙여 “음악극 해외공연 총 공연자 21명 중에 17명이 외지 사람이다. 부평사람들, 부평예술인들이 하는 활동들은 적은 예산도 삭감하고 외지사람들이 대부분 공연자들이 참여하는데도 1억 원씩 쾌척하면서 해외공연 다니는…”이라며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지난 14일 부평문화재단은 구의회 예산심의 당시,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이 구비 1억, 시비 7천 만원 등 총 1억 7천만 원을 책정해 미국 필라델피아 공연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창작극은 올해 3년 차로 2014년 39.4%, 2015년 122%, 2016년 11월 현재 49.02%의 수익률을 올렸다. 3년 제작비는 4억 원에 달했다.

 

박옥진 체제의 부평문화재단, 이대로 괜찮은가

오 의원은 박옥진 대표 체제의 부평문화재단 운영이 지나치게 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공연 예산에서도 보면 주민 혈세 1억 원이 재단 자체 운영비 품목으로 잡혀 있어 조례상 의회에서 예산을 건드릴 수조차 없게끔 만들었다”면서 “문화재단의 후원금, 운영비 등 예산품목 전체를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재단은 기부금 전용 의혹, 재단 대표의 무분별한 해외 연수, 기부금 영수증 미처리 등 구의원들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오 의원은 또 이전 재단 작품인 ‘할락궁이의 모험’에 관해 쓴 소리를 더했다. 그는 “3년 간 2억이 넘는 예산이 들어갔지만 소리 소문 없이 작품이 사라졌다”면서 “박 대표가 한 때 몸담았던 국립극단의 A씨를 데려와 3년 간 쌓아온 그들의 친분관계가 정리되었다고 볼 만한 의구심이 들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오 의원은 부평문화재단의 소속 배우도 인천 출신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평아트센터는 일명 ‘떴다방’이 아니다. 인천 배우 발굴 육성에 소극적인 행태에 재단 측은 어떤 책임감도 없다”면서 “이번 창작뮤지컬도 이런 식이라면 박 대표의 임기 종료와 함께 사라지고 말지 모른다”고 충언했다.

오 의원은 마지막으로 “이번 창작음악극의 가치를 드높이려면 해외 보다는 국내 공연을 확대해야 한다. 한국에서 먼저 작품의 완성도와 진정성을 인정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인천에도 종합문화예술회관, 서구문화회관, 남동소래아트홀, 중구문화회관 등 많은 공연장이 있다. 인천시민들에게도 부평이 지닌 역사적 가치와 옛 문화향수를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도 공연장이 풍부하고 부산·대구·대전·광주 등 대도시 순회공연을 통해 부평을 알리고 대표적인 작품을 알리는 데 노력을 해봤는지 궁금하다. 무작정 록의 본고장인 필라델피아 가서 공연한다고 작품이 인정받고 부평이 홍보된다는 가정은 어불성설이다. 부평문화재단은 철없는 미국 공연 계획을 자진 철회하고 부평구민과 인천시민들에게 먼저 관심 받고 인정받고 박수 박는 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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