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박근혜의 입이 된 청와대기자단, 왜?

글쓴이: 이정민 기자_m924914@incheonpost.com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 “국민에 사죄하고 당장 해체” 촉구

20170105_212838_hdr

 

“내(박근혜)가 아니라 너희(언론)가 잘못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언론은 정부 입맛에 길들여졌다. 진실보도는커녕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왜곡 보도했다. 마치 박정희 유신시대 보도 통제를 보는 듯했다.

진실을 말하는 기자들은 모두 잘려나갔다.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소속 노종면·조승호·현덕수·권석재·우장균·정유신 기자는 3014일째 밖에서 떠돌고 있다. <MBC> 본부는 이용마·정영하·강지웅·박성호·최승호·박성제 기자 등이 1768일째 진실과 싸우고 있다. 부산일보도 마찬가지다.

이런 힘든 언론 환경에서도 묵묵히 진실 보도에 힘쓰는 현직 기자들도 많다. 그러나 청와대 출입기자들만은 예외인가 보다.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피의자 대통령 박근혜 앞에서 꿀 벙어리가 된 모양이다. 얼마나 값비싼 꿀단지를 먹었기에…

5일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가 발끈했다. 박근혜 대통령 신년 기자간담회 때문이다. 대통령의 거짓 변명도 그러거니와 내내 침묵으로 일관했던 청와대 기자단 탓이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직무 정지 상태로 청와대 협조를 구할 수 없다. 공적 업무를 보는 것도 금지된다. 그러나 피의자 박근혜는 막무가내로 기자들을 소집했다. 더욱이 기자에게 노트북 금지, 녹음과 촬영 금지 등의 지시까지 내렸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이런 조건을 모두 수용했다.

시국회의는 이에 “한마디로 테이블을 마주한 기자들에게 “내가 아니라 너희(언론)가 잘못했다”는 궤변을 늘어놓은 셈“이라고 개탄했다.

이쯤 되면 정말 청와대출입 기자단의 정체성에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질문하지 않는 기자단’, ‘청와대 참모진보다 더한 예스맨’, ‘탄핵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국민보다 더 중요한 기자단’ 등등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청와대 기자단에게 묻는다. 당신들이 지켜야 할 보도 준칙과 국민의 알권리, 진실 보도 의무는 어디에다 버렸는가. 공정보도, 기자 윤리강령은 대체 어디에 숨기고 있는 건가.
e507781311b175d6aa82cbd4d139fbb7
시국회의는 청와대기자단에게 충고했다. “기자로서의 윤리를 되새기고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한다. 그리고 반성의 펜과 마이크를 들어야 한다. 기자단의 카르텔을 과감하게 혁파해야 한다”고.

청와대기자단은 시국회의 요구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 간담회를 과감히 거부해야한다. 촛불 민심을 무참히 짓이겨버리고 여전히 여왕 노릇하는 저 못된 군주를 향해 진실의 펜을 휘둘러야 한다. 펜은 칼 보다 강한 법이다.

About THE BUPYEONG POST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