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문계봉에게 첫 시집 [너무 오래된 연시](실천문학사, 2017)는 무엇인가?

글쓴이: 이장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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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문계봉 시인은 이른바 등단한 지 22년만에 첫 시집 ‘너무 오래된 연시’(실천문학사, 2017) 시집을 내려고 했을까 하는 의문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이걸 해명하지 않으면 그는 시인이 아니다?  그냥 글쟁이에 불과할 것이기에 그렇다. 사실 전문 글쟁이도 사라진 지 오래된 것 아닌가?

시의 시대가 끝났다고 여기저기서 조종을 올린지도 오래된 일이다.  시인 문계봉이 대학시절 그 당시에 그는 시 나부랭이라고 규정한 열혈문학청년 문계봉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가 왜 시집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자기를 드러내려고 했을까 하는 의문이다.
현실에 대해서 가차 없는 그가,  왜 시기에 저작거리가 아니라,  평온한 찻잔으로 돌아왔어야 했고, 했어야 했는가 하는 의문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지쳐서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시인 문계봉이 낸  ‘너무 오래된 연시’ 생애 첫 시집이라는 말은 가당치 않다.  그는 늘 인천 저작거리에서 시를 쓰고 있었다.  아주 리듬리컬하게 말인다. 시인의 리듬을 빌리자면, 가오가 없으면 사람(시인)이 아니다 라고 한 감각이 늘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최원식 교수님이 이른바 발문격에서 “아니 이렇게 멀쩡한 시인이었나, 했다.”는 말에서 이 시집이 놓인 자리를 짐작하게 된다. 시가 죽은 시대에 시인이 멀쩡할 수 없는데, 최 교수님은 멀쩡하다는 말로 애써 뒤늦은 시집의 착오를 짚어냈다.

그가 늘 인천 바닥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쏟아낸 가오가 있는 리듬이 ‘너무 오랜된 연시” 에서는 발견하지 못했음을 최원식 교수님은 발견한 것이다.

문계봉 시인은 문자가 아닌 말로 표현한 시인인데, 느닷없이 문자화된 시집으로 묶어낸 것 자체가 최원식 교수로서는 파격적이라고 본 것으로 여겨진다.

시인 문계봉은 이 사실을 아는지 자서에서 “미안했습니다. 오래 된 시작(詩作) 노트를 다시금 꺼내 들고 시효 지난 시들을 묘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가면서 나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공할 야만의 시대를 온전히 견뎌 낼 수 있었던 데에는 시와 문학에 빚진 것이 많았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후 삶과 문학이 일치하지 않는 시인은 되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잡으며 현장에서, 일상에서 틈틈이 끄적거렸던 시들을 모아 세상의 허다한 시집 더미 위에 한 묶음의 부끄러움을 보태고자 합니다. 성취의 자부는 적고 부끄러움은 많습니다.”  밝혔다.

시인 문계봉이 그래서 그의 생애 두 번째 시집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시가 죽은 시대,  시대가 시를 거부한 시대에 시인으로 살아간 20여 년을 고스란히 담아낸 첫 시집과는 전혀 다른시집을 아직 가오가 잡히지 않는 어쩡쩡한 우리는 고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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