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천 따라서] 굴포천 삼각주에 ‘징검다리’ 사라져

by  김중호 객원 기자

최근 굴포1교를 지나다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다리 아래 멋드러진 수양버들이 한 그루 서있는데, 수양버들의 이쪽과 건너편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위로 길을 내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장소는 지역 내외의 사진가들이 명장면을 찍으러 오는 뷰포인트가 되는 곳이었는데, 하수관 두 개가 윗물과 아랫물의 교통을 위해 매립되어 있고 그 위로 길이 나 있다.  그리고 주변에는 어떤 설명도 없다. 공사개요는 커녕 공사명 조차도 표시되어 있지 않고, 공사흔적만 고스란히 남아 있다. 진행된 과정을 보니, 수양버들 쪽 천을 매립하여 지면을 넓히고, 동시에 물길을 전체적으로 막은 상태에서 한 쪽으로만 물길이 소통 되게 할 모양새다.

여기서부터 사근다리 쪽은, 야생 오리떼와 해오라기의 사식지이자 먹이활동지역이다. 그리고 더 안쪽에는 맹꽁이 서식지가  보호되고 있다.  부평구, 인천시, 환경부는 어떤 목적으로 공사를 시행하고 있는지 조속히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자의 눈에 몇 해 전부터 굴포천은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오리의 개체수가 급증하고, 백로 가족 수도 늘어나면서 그와 같은 잿빛 백로도 날아와 먹이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목격되기 떄문이었다.  생태하천의 모습에 걸맞는 자연환경이 갖추어지고 있었다.

물밑에는 팔뚝만한 붕어가 짝을 이루어 갈산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목격되는가하면, 여름 날 잔잔한 물고기 떼들이 다리밑 그늘에 떼를 지어 물살을 가르는 모습은 물까지 깨끗해졌다는 걸 방증하는 모습들이었다. 이제 사람이 할 일은 그들 자연의 생태계를 고스란히 보존 보호해야 할 텐데, 생활하수의 방출과 원인 모를 하수의 방류 등으로 인해 악취가 아직 개선되고 있지 않으니 올라왔던 물고기들이 한 순간에 사라지고 없는 것을 보면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생태하천임과 동시에 주민들과 함께 하는 생활하천으로 거듭 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지속적인 생활 모니터링 활동과 민간 환경단체들의 전문적인 활동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그들의 활동이 주민생활 개선문제나, 환경을 살리고 환경과 함께 하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상생을 길을 열 것이다.

인천시는 그동안 민간 환경단체들의 활동을 평가하고 우수한 단체들에게는 예산지원을 아껴서는 안 될 것이고, 반대로 지지부진하고 실저이 없는 동호인 들의 친목에 지나지 않는 민간 환경단체들은 과감하게 지원대상에서 제외 시켜야 할 것이다.

이것이 마치 예산 나눠먹기 식의 예산 분배가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지역의 어느 환경단체 하나가, 내 눈 앞에 벌어지고 있는 굴포천의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지 않은 모습을 볼 때, 행정과 함께 어우러져 나눠먹기식 예산의 집행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는 것이다.

그 뿐인가? 공사로 길을 내고 있는 터를 멀리서 지켜보다가 어기적 어기적 걸어가 현장을 쳐다보는 백로들의 모습도 시민들의 눈과 다르지 않게 보인다. 환경도 각자도생하는 시대인가 싶다.

징검다리 위로 왼쪽은 매립을, 오른 쪽은 하수관 두 개를 심어 물길이 흐르게 하고 있다.

공사현장을 백로 두 마리가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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