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신의 아그네스’ 윤석화, 별세

최광석 기자

배우 윤석화 씨가 19일 오전 9시 50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다. 향년 69세. 이날 새벽 한국연극배우협회 발 한 차례 오보로 혼선을 빚은 끝에 전해진 비보다.

앞서 한국연극배우협회는 윤석화의 별세 소식을 알렸으나, 곧바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정 공지를 내면서 혼란을 키웠다. 협회는 정확한 확인 없이 소식이 전달됐음을 인정하며 유가족과 팬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1956년 서울 태생인 고인은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뒤 50년 가까이 무대의 제1선에 서며 ‘1세대 연극 스타’로 불렸다. ‘신의 아그네스’ 등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연기력은 여성 연기자의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정극 연기에 그치지 않고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명성황후’에 출연했고,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우리가 만난 기적’ 등으로 브라운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생애 네 차례 백상예술대상 여자 연기상을 수상했다.

또한 뮤지컬 제작자, 공연예술 전문지 ‘객석’ 발행인, 대학로 소극장 ‘정미소’ 운영 등 공연예술 전반에서 폭넓은 역할을 했다. 2005년 대통령표창, 2009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받으며 예술적 공로를 인정받았다.

고인은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의 초기 운영 기반을 구축하는 데 크나큰 역할을 했다. 2017년부터 4년여 재단의 제2대 이사장으로 재임하며 ‘연극인 자녀 장학사업’ 등을 마련하는 등 연극인 후생복지에도 힘썼다.

2021년 연기 인생 50년을 앞두고 ‘윤석화 아카이브 자화상’을 선보이고, 이듬해 ‘햄릿’ 공연 중 영국 출장지에서 쓰러졌다. 악성 뇌종양 판정 뒤 수술과 투병을 이어오면서도 “아직 하고 싶은 무대가 있다”며 예술에의 의지를 놓지 않았다.

2023년 연극 ‘토카타’에 약 5분간 우정 출연한 것이 마지막 무대가 됐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직설적 태도로 대중의 호불호가 갈렸지만, 고인이 한국 공연예술사에 남긴 발자취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1일 오전 9시,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유족으로는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합금융 대표, 아들과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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