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가야할 길이 멀다한들 한 걸음부터”

새해 첫날
사진=황찬 객원기자

병오년 붉은 말띠의 새해가 밝았다. 2026년 새날 새아침을 맞이하며 새삼스레 심호흡을 하고 한껏 기지개를 켜본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새롭게 저마다 희망을 품고 각자의 각오를 다져, 다시 또 힘차게 내달릴 채비를 갖춘다.

지난 1년은 위대한 국민 승리를 자축한 시간이었지만, 피 흘려 이뤄낸 우리 민주주의에 똬리를 틀고 도사린 맹점들의 민낯을 목도한 시간이기도 했다. 기득권을 누려온 엘리트 권력집단은 혼란 속 제 잇속을 챙기기에 바빴다.

내란은 단죄됐고 반역은 진압되었는가. 자생력을 잃은 보수는 내란을 옹호하고 반역을 두둔하며 한술 더 떠 극우로 치닫고 있다. 하여 내란과 반역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이 땅 우리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시험대에 놓여 있다.

내란 청산은 예외 없는 단죄로, 정치·사회 구조의 개혁으로 완성될 수 있다. 폐쇄적 권력기관들의 권한을 분산하고, 민주적 통제장치를 강화해 주권자인 국민에 복무하는 제 본연의 자리로 되돌리는 데 머뭇대지 않아야 한다.

올해 우리 인천은 큰 변화를 맞이한다. 7월 1일부로 행정체제의 개편이 이뤄져 중구·동구가 제물포구와 영종구로 조정되고, 서구는 경인아라뱃길을 경계로 검단구가 분리된다. 기존 2군 8구에서 2군 9구 체제로 바뀌게 된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게 맞춤한 행정서비스를 차분히 갖춰나가야 한다. 당장 이달 5일엔 영종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제3연륙교가 막바지 점검 끝에 개통을 앞두고 있다. 해양도시 인천의 위상이 가늠자에 놓인다.

6월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해를 넘긴 내란재판에서 줄줄이 1심 선고가 내려지며 여·야간 대치 정국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자칫 지방선거가 민생은 뒷전인 채 오로지 자리다툼에만 빠질 우려 또한 크다. 그래선 안 된다.

이밖에도 좀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도시 불균형, 원도심의 침체, 청년 인구 유출 등 산적한 문제가 수두룩하다. 다만 쇠락한 원도심을 생활·문화·일자리가 결합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이 있어 기대를 모은다.

인천은 ‘확장’의 도시에서 ‘재생’의 도시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공항과 항만을 품고 있고, 수도권 관문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는 인천이 지닌 강점이다. 이 자산들을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배치할 때 미래는 밝아진다.

재생의 핵심은 주민이다. 구호적 계획, 전시적 행정, 보여주기 식 사업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한 걸음씩 차근차근 실행해 나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바른 방향에 속도마저 붙는다면 성과는 차곡차곡 쌓인다.

자, 이제 붉은 갈기를 털고 발굽을 굴러 지축을 울려보자. 허연 입김을 내뿜으며 숨 가쁘게 달려보자. 가야할 길이 멀다한들 한 걸음부터라고 하지 않았는가. 비록 더디더라도 가다보면 희망찬 내일이 한 달음에 와락 안겨 올지니.

2026년 새해 벽두에

About THE BUPYEONG WEEKLY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