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일본 국화?…제주도 토종 식물

취재:이정민 기자_m924914@incheonpost.com

[발굴] 진해 군항 벚꽃축제에 담긴 아픈 일제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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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22일 친구에게 취재부탁을 받았다. ‘진해군항 벚꽃축제는 친일의 잔재’라는 친구의 훈계였다. 기자는 처음에 ‘그냥 축제인데 뭘 그렇게 까다롭게 구냐“며 응수했다. 그래서 친구 훈계를 허투루 흘려보냈다. 그러다 술 한 잔에 홀랑 넘어가 취재에 들어갔다.

봄이면 전국에서 벚꽃 축제가 만발한다. 여의도, 진해 군항제, 진주 등 유명축제 장소엔 사람들로 넘쳐난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아파트 곳곳에 벚꽃이 만개한다. 삼삼오오 주민들이 모여 삼겹살도 구워먹으며 소박한 잔치를 벌인다.

어떤 시민들은 친일의 꽃인 사쿠라가 무궁화의 나라를 물들였다는 비판도 일곤 한다,

벚꽃은 정말 일본 국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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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벚꽃의 유래가 궁금했다. 백과사전과 국회도서관 논문을 검색했다. 그 중 ‘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가 기록한 ‘한국 벚꽃이 건너간 일본 사쿠라 꽃’에 눈이 꽂혔다. 더불어 다바타 세이치가 글과 그림으로 역은 만화책 ‘사쿠라’도 살펴봤다.

먼저 일본 국화는 벚꽃이 아니라 ‘국화’였다. 일본 황실의 상징으로 국화가 사용되었고 나라꽃은 별도로 지정하지 않았다.

벚꽃의 유래는 어떨까. 1905년 일본인들이 진해 군항기지와 시가지를 형성하면서 벚꽃이 들어왔다. 그러다 광복 후 ‘배일사상’으로 일제 잔재라 여겨 모두 베여졌다. 1962년 박민규·부종유 등 식물학자에 의해 왕벚나무(일본명=소메이요시노 사쿠라)의 원산지가 일본이 아닌 제주도임이 최초로 밝혀졌다.

그런데 다른 사료에 따르면 왕벚나무 제주도 원산지는 이미 1932년 일본 코이즈미 박사에 의해 밝혀졌다. 그러나 일본 국수주의 학자들이 사실을 숨겨 일반화되지 않았던 것. 즉 일본이 스스로 국화라 참칭하면서 친일의 상징으로 한국인을 의식화했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1960년 왕벚나무가 제주도 원산지가 알려지자 대대적으로 벚꽃이 전국에 심어졌다. 관광도시, 벚꽃 축제도 서서히 피어나기 시작했다. 가장 유명한 진해 군항제는 1963년에 시작됐다. 이 축제는 이순신 장군을 기리기 위해 추모제 형식이 벚꽃 축제로 변화한 것이다.

참고로 벚꽃 축제는 미국 워싱턴에서도 열린다. 104회째 이어오는 포트맥 강가 벚꽃 축제가 그것이다. 이곳 벚꽃은 1912년 도쿄시장이 영부인에게 선물해 준 것이다. 진주만 전쟁 등으로 모두 베어질 위기에 처했다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제주도 꽃임을 밝히자 살아났다.

<한국경제TV>에 따르면 ‘버스커버스커’ 가수 장범준이 ‘벚꽃 엔딩’으로 5년 동안 벌어들인 저작권 수입이 46억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벚꽃은 일제 잔재는 아님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일본이 벚꽃을 자기나라 ‘국화’라고 끝까지 우기는 상황이 의심스럽다. 독도를 일본 땅이라 우겨대는 일본의 억지가 엿보인다. ‘축제는 축제일 뿐 일부러 오해하지 말고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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