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천 따라서] 사근다리 조명 너무 밝아..생물 생장에 지장을 줄 정도

by 김중호 객원기자

사근다리는 지하철 1호선 부평구청역 1번출구를 나와 100미터 쯤 내려오면 동남아파트와 대월놀이공원을 연결하는 갈산천 위에 세워진 다리다. 오랜 세월 동안 방치하여 삭아 있었기 때문에 이 다리를 삭은다리(사근다리)라 불렀다는(인천시사) 사근다리를 부평구청이 아름답게 꾸며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밤길을 안전하게 지켜 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조명이다. 너무 밝아서 다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없는 지경이다.

현재 사근다리의 조명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우선 다리의 좌우 바닥을 한 일자로 가로지르고 있는 일직선의 조명(다리전체의 길이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다음으로 다리 위 색색의 아치형 구조물을 다리 좌우 하단에서 위쪽으로 비춰서 아름다운 색깔을 나타나게 하는 동그란 조명, 마지막으로 다리를 아치 형태로 덮고 있는 천장 속에 다리 바닥을 비추게 되어 있는 천장조명이 있어 사근다리를 밤에 더욱 빛나게 만들어준다. 거기에 도로에 서있는 가로등 2개까지 합하면 총 네개의 부분으로 조합된 조명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밝아도 너무 밝다.

영국의 엑스터대학의 생물학 연구팀이 연구한 결과를 보도(연합뉴스)한 내용을 보면, 다양한 생물들이 야간에 켜지는 인공조명에 의해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생리작용, 활동패턴, 생애주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호르몬 이상으로 주행성 야행성 동물들의 야간 활동에 이상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근다리 아래에서부터 구청 쪽 삼각주까지는 백로와 오리떼가 대거 먹이 활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기도 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생리작용에는 물론이고, 물속에 있는 물고기와 수초의 생장환경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쪽에서는 생태하천을 만든다고 유수지관을 묻기 전에 맹꽁이를 보호하기 위해 포획, 구조활동을 하고 있는데, 밤이 되면 온간 동식물의 생장에 방해가 되는 야간 조명이 대낮처럼 환하게 밝아지니, 이런 불균형적인 환경관리가 어디에 있을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인천시가 제시한 빛공해 실무관리 측정지침에 따르면, 빛방사 허용기준치가 나온다.

이 기준표에 따르면 교각의 경우 표에서 네번째 ‘교량’과 ‘자연환경’에 해당되어, 겨우 5정도의 가장 낮은 수치가 허용될 뿐이다. 이 표에서 최저치를 허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이  육안으로 볼 때도 너무 밝은데, 자연상태의 동식물이 인식하는 조도의 정도는 생장환경에 치명적일 수 있을 것이다. 조명을 설치하기 전에 조도와 관련한 고려를 했는지 의문스럽다.

최소한 생태 전문가의 자문은 받아야하지 않았을까, 단지 미관을 위한 조명설치라면 좀더 신중하게 결정했어야 맞지 않았을까,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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