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記者手帖] 독일 2:0 승리, 한국 축구의 빛바랜 축제

글쓴이: 이정민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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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파랭킹 1위인 독일도 이겼으면서 진작 잘했으면 16강 진출을 못했으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마지막 승부에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역시 최고의 수훈 선수는 최전방 공격수인 손흥민과 최후방 수비수인 조현우였다.

물론 스웨덴, 멕시코 경기와는 다르게 한국 축구의 수비전력이 많이 보강됐다.

스웨덴 경기에서 조민우의 실수나, 멕시코 경기에서 장현수의 실수는 보이지 않았다.

틈새 공격도 허용치 않는, 몸을 날리는 처절한 인해전술로 독일 전차군단을 막았다.

볼 점유율 면에선 독일에게 뒤졌지만 유효적절한 허를 찌르는 공격이 주효했다.

99분 내내 한국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그야말로 2002년 월드컵 선배들의 투혼을 발휘했다.

부딪치고 넘어지고 쓰러지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입엔 거품까지 물었지만 견뎌냈다.

두 경기에서 맥없이 보여준 한국 축구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불살랐다.

특히 홍철의 완벽한 수비와 공격 어시스트, 김영권의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 수비

공격과 수비를 넘나들며 멀티플레이어의 진수를 보여준 이재성 등이 유난히 돋보였다.

두 경기를 허무하게 완패로 지고 욕심까지 싹 비운 우리 선수들의 비움의 미학이 돋보였다.

애초부터 승리에 연연하지 말고 정중동의 자세로 제 실력을 발휘했으면 16강은 통과했으리.

이번 경기에서도 주심과 선심의 무능력한 오심 판단이 이어졌지만 선수들은 부딪혀 이겨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세계1위 독일을 이겼다고 그동안의 모든 실패와 무능을 덮을 수 없다.

또 다시 길고 먼 4년을 준비해야하는, 지난 4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원인을 찾아야 한다.

특히 신태용 감독의 선수기용 문제, 자격 논란, 리더십 부재, 기술력 부진 등은 지적해야한다.

그리고 잊을만하면 되풀이되는 수비수들의 어이없는 페널티 에어리어 실수는 개선해야 한다.

양쪽 날개와 중원에서 이뤄지는 공격수들의 패턴과 시그널도 고치고 세트피스를 보강하라

.

이제 러시아 월드컵 잔지는 모두 끝나고 16강 탈락이라는 쓴 고배의 아픔을 되새겨야 한다.

대한민국 축구가 ‘어게인 2002’ 명예를 되찾을 수 있게 축구협회의 뼈아픈 자성이 필요하다.

월드컵이라는 국제무대는 11명 원-팀의 단결과 국가대표라는 프로페셔널 정신이 요구된다.

어설픈 아마추어 선수들의 꿈의 무대가 아니라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의 페스티벌이다.

위기는 기회라 했듯, 지금이라도 차근차근 한국 축구의 뼈아픈 실패들을 복기해야 한다.

한 수 한 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철저하게 분석해 세계 속의 축구 명문으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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