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최광석 기자

난해한 문체와 묵시록적 상상력
“지옥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절망과 구원, 혼돈과 질서 다뤄

올해 노벨문학상은 ‘헝가리 현대문학의 거장’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Krasznahorkai László, 71)에게 돌아갔다. 한강 작가보다 1년 앞서 2015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을 받았던 작가다.

국내에서 그리 많이 알려진 작가는 아니다. 국내에 번역된 건 1985년 데뷔작 ‘사탄탱고’, ‘저항의 멜랑콜리’,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등 6권이 전부다. 모두 출판사 1곳(알마 출판사)에서만 나왔다.

1985년 데뷔작/사탄탱고/알마출판사

스웨덴 한림원은 9일 현지시각 오후 1시 수상자 발표를 통해 “묵시록적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다시금 확신하게 만드는, 강렬하고도 예언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1954년 헝가리 동남부 작은 마을 줄러에서 태어났다. 1976년부터 7년간 부다페스트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1987년 독일 유학 이후 여러 나라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해왔다.

2004년 헝가리 최고 권위 문학상인 코슈트 문학상과 2010년 독일 브뤼케 베를린 문학상 등을 받았다. 2015년 헝가리 작가 최초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을 수상했고, 2018년에도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난해한 문체와 종말론에 대한 상상이 그의 독특한 문학적 특징이다. 이 점에 대해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평론가 수전 손택은 그를 “현존하는 묵시록 문학의 최고 거장”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림원은 크러스너호르커이에 대해 “프란츠 카프카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로 이어지는 중앙유럽 문학의 전통을 잇는 위대한 서사시 작가”라며 “부조리함과 그로테스크한 과잉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도 나는 지옥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독자들을 위한 작가인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안지미 알마 출판사 대표는 “난해한 작품들이지만 만연체 문장 속에서 이야기를 캐내는 매력을 준다”고 설명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 5000만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가 수여된다. 시상식은 노벨상 설립자인 알프레드 노벨이 사망한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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