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 ‘의문의 AI’

최광석 기자

AI 시대 다양한 의문들, 예술 언어로 사유
프랑스 해외문화진흥원 후원 국제미디어전

인천아트플랫폼이 인공지능(AI)에 대한 예술적 질문을 주제로 한 기획전 ‘의문의 AI(Interrogative AI)’를 오는 11월 20일(목)부터 내년 2월 1일까지 전시장 1(B)에서 펼친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 해외문화진흥원(Institut Français)의 후원을 받은 국제미디어 전시로,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대만, 싱가포르 등 4개국 9팀의 작가가 참여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후 현대인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스며든 인공지능이 인간의 인식과 삶의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예술적으로 사유하고 탐구한다.

AI가 산업뿐 아니라 사회 전반을 흔들며 ‘산업혁명 이후 가장 큰 인류적 사건’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예술계에서도 AI는 저자성(authorship)과 창작 주체, 저작권, 원본과 복사본의 경계 등 다양한 논쟁의 중심에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기술의 발전이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을 예술의 언어로 다시 묻고 있다.

‘의문의 AI’전은 단순히 AI 기술을 활용한 작품을 보여주거나, AI 생성 이미지의 시각적 현란함이나 기괴함을 전시하지 않는다. 대신 AI 시대가 제기하는 윤리적 문제,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 기후위기와 식민의 역사, 창작 주체와 범위, 기술의 발전이 예술과 맺는 복잡한 관계 등을 사유의 대상으로 삼는다.

김민정, ‘모든 삶을 위한 라이브 비디오’ 4채널 4K 영상, 가변설치, 2024.

먼저 필름 메이커 김민정 작가의 ‘모든 삶을 위한 라이브 비디오’는 화려한 불꽃놀이인 줄 알았던 유튜브 쇼츠 영상이 사실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떨어지는 백린탄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제작하게 된 작품이다. 실시간 영상이 아닌데 ‘라이브 비디오’라고 붙인 역설적인 제목은 관람객의 인식을 환기한다.

기욤 포르, ‘에코(ECHO)’ AI 시스템 인터랙티브 설치, HD영상과 사운드, 1.1×2.2×2.2m, 2022.

프랑스 작가 기욤 포르(Guillaume Faure)의 ‘에코’는 관람객이 AI가 만들어 낸 ‘또 다른 나’와 대화하는 참여형 작업이다. 관람객이 대화 부스에 들어서면 자신의 모습이 거울처럼 비치고, 말을 시작하면 목소리의 음조에 따라 AI가 반응한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나와 마주 보고 나누는 대화가 낯설고 묘한 경험을 만들어낸다.

심플 누들 아트 & 샨보이 첸, ‘프롬프트 듀프 아트(Prompt Dupe Arts)’ 혼합 매체, 영상·회화 각 2점, 2024.

대만의 심플 누들 아트와 샨보이 첸(Shanboy Chen)이 협업한 ‘프롬프트: 듀프 아트’는 최근 부상하는 듀프(Dupe) 문화를 언급하면서, AI 시대의 ‘독창성’ 개념과 예술 작품의 ‘원본의 가치’를 재치 있게 되묻는다. 작가는 그림 한 점을 그리고, 완성된 그림을 다시 AI에 입력해 유사 이미지를 대량 생성하게 한다. 생성된 이미지 중 일부는 다시 실제 회화로 제작된다.

호 루이 안, ‘역사의 형상들과 지능의 토대(Figures of History and the Grounds of Intelligence)’ 실시간 AI 생성 이미지와 비디오 설치, 2024.

싱가포르 작가 호 루이 안(Ho Rui An)의 ‘역사의 형상들과 지능의 토대’는 인공지능의 작동 원리를 식민주의적 통치 구조와 연결한 영상 설치 작품이다. AI가 과거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지만, 그 기원과 맥락을 망각한 채 진정한 이해 없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해 내는 과정을 ‘노이즈의 재편성’으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는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이 기술의 화려함 뒤에 숨은 사회적, 윤리적, 역사적 문제를 예술로 사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명령어에 따라 반응할 뿐 스스로 질문하고 창조하지 못하는 AI와 달리, 인간은 호기심을 갖고, 의문을 품고, 상상할 줄 안다. 또한 사회의 여러 문제와 대면해 변화의 의지를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관람 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매주 월요일, 새해 첫 날(1/1) 휴관)이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주말에는 전시 해설(도슨트)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자세한 정보는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와 공식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전화(032-760-1005)로 문의하면 된다.

About THE BUPYEONG WEEKLY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