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단체, ‘제물포구락부’ 공모 담합 의혹 제기

글쓴이: 정재환 기자

인천의문화단체들이 최근 인천시의 제물포구락부 공모에 담합 의혹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화인천네트위크 등 6군데 문화단체는 지난 16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제물포구락부 민간위탁 사전 공모 짙은 의혹에 대해서 밝혀라”고 주장했다.

성명서에서 “인천시의 제물포구락부 운영 민간단체 공모에서 사전 담합 의혹이 있었다”며 “인천 사회적기업과 문화원을 제치고 부천에 소재한 사회적기업이 공모 보름 전에 인천에 지부를 설치한 이 업체가 응모했고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단체들은 “공모 전에 상주하지 않고도 지부 등록을 할 수 있는 공용오피스 사무실을 두고 응모한 해당 업체와 인천시의 사전 협의가 있지 않고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단체들은 “인천시는 인천역사자료관을 폐쇄하고 이곳에서 연구하던 인천시사편찬위원회 전문위원(시청 직원) 2명의 근무지를 시청으로 옮길 방침은 지역단체의 인천시사편찬원 설치 요구를 외면한 이같은 조처는 퇴행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역사문화단체들은 “역사자료관 폐쇄 방침과 제물포구락부의 불공정한 타시도 예비사회적기업 위탁 사태를 계기로 다시 한번 인천시사편찬원의 조속한 설치와 인천시 문화재 행정의 전문성 제고를 강력하게 인천시에 요청”했다.

<공동성명서>
300만 도시 인천의 기본 역사문화 인프라를 일방적으로 왜곡하고,
외부 기관에 떠맡기는 인천시 문화재 행정은 각성하라!
– 제물포구락부 민간위탁 사전 공모 짙은 의혹, 인천 문화계의 자존심에 상처 주는 문화재과!
– 인천 사회적기업 들러리 세우고, 중구 관내 민간업체에 타격 주는 인천시의 맹탕 공모!
– 역사자료관은 폐쇄할 것이 아니라 인천시사편찬원으로 확대, 발전시켜야!
– 기본이 튼튼한 도시 인천을 강조한 박남춘 시장은 인천시사편찬원 설립을 추진하라!

인천광역시의 역사자료관 폐쇄 방침 논란에 이어 제물포구락부 민간위탁 과정에 사전 담합 공모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2019년 11개월간 위탁을 의뢰한 인천의 중구문화원은 공모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게다가 인천광역시 내의 여러 사회적기업 및 문화원을 제치고 부천에 소재했던 사회적기업이 공모가 나기 볼과 보름 전에 인천시에 지부를 설치하고 응모해 제물포구락부 민간위탁 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공모 전 상주하지 않고도 지부 등록을 할 수 있는 공용오피스 사무실에 등록한 해당 업체와 인천시의 사전 협의나 유착이 있지 않고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결국 공모에 참여했던 인천의 문화단체와 사회적기업들이 들러리 선 꼴이 되었다. 인천시 행정의 이런 불공정한 공모방식은 인천 내항 상상플랫폼 운영업체 공모 과정에서 인천시가 사전에 찾아다녔던 CJ CGV에게 형식적인 공모절차를 거쳐 운영권을 맡겼던 방식과 매우 흡사하다. 인천시의 형식적인 공모절차로 공정성과 공공성이 철저히 왜곡된 사례들이다. 우리는 인천시의 문화유산과 문화자산을 보듬어야 할 인천시 문화재과가 그동안 제물포구락부를 잘못 운영해온 책임을 “그동안의 무사 안일한 전례답습적인 위탁운영모델을 탈피” 운운하며 수탁기관들에게 전가하고, 지역사회와의 상의도 없이 제물포구락부를 타 도시 예비사회적기업에 위탁을 준 과정 자체가 인천 문화계에 커다란 상처를 준 행위라는 점을 엄중하게 항의하고자 한다. 여러 논란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제물포구락부 위탁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시정을 엄중히 촉구한다! 아울러 제물포구락부의 위상과 활용방안에 대한 공개토론회 개최를 요구한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감사 청구를 비롯해 수사당국에 엄정한 수사를 의뢰할 것이다!

제물포구락부의 민간위탁 과정이 석연치 않은 것은 지난해와 판이하게 다른 공모안에서 역력히 나타난다. 최초의 서구식 호텔로 커피를 최초로 보급한 대불호텔을 놔두고 제물포구락부에 커피체험 시설 설치를 요구한 공모한 자체가 이미 특정한 입장이 반영된 공모안인 셈이다. 이러한 인천시의 공모안으로 제물포구락부와 역사자료관이 위치했던 시장관사 고택을 커피 체험공간으로 활용해 시민들의 발걸음을 늘리자는 것이 인천시의 공모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천시 문화재과의 공모안은 이미 퇴임한 허종식 균형발전 전담 부시장의 강력한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소문과 증언으로 널리 확인된다. 제물포구락부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도록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의 지탄을 받았던 허종식 전 부시장은 퇴임에 즈음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민들이 찾지 않는 대불호텔, 제물포구락부 등의 전시관도 모두 개방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꾸려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번 제물포구락부의 불공정한 공모와 역사자료관 폐쇄가 허종식 부시장의 지시에 따른 졸속 행정의 결과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2018년에 비해 2019년도에 관람객 수가 약 두 배 정도 늘어나 8만 명의 인천 내외와 해외 관람객들은 시민들이 아니란 말인가? 지금 제물포구락부는 시 조례를 어기고 일방적으로 문을 닫아 놓고 있다. 이 또한 인천시 문화재과의 무사안일 늑장행정이 낳은 시민 피해의 표본이다. 전문성 없는 문화재 탁상행정의 일대 쇄신이 요구된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인천시사편찬위원회의 반상설화 기구 역할을 담당한 인천역사자료관이 위치했던 시장관사 고택을 아무런 계획도 확정되지 못한 상태에서 역사전문인력을 인천시청 문화재과로 옮기고 어렵게 수집, 소장한 인천역사 관련 도서 15,000권도 곳곳에 분산해 사실상 자료실을 폐기한다는 조치이다. 인천역사자료관은 서울시의 시사편찬위원회가 서울역사편찬원으로 확대 발전한 사례처럼, 300만 명의 대도시 인천의 역사와 문화 콘텐츠를 풍부하게 발전시켜야 할 인천의 핵심 역사문화 인프라이다. 300만 대도시 인천의 가장 기본적인 역사문화인프라를 기껏 민간에서 다양하게 펼치고 있는 커피체험 시설로 바꾼다는 것, 그것도 건물의 내·외관을 화려하게 이미지로 꾸미고 커피 및 전통차 체험을 통해 시민들의 발길을 끌어올리겠다는 것, 이것이 인천시 문화재 당국이 스스로 드러낸 수준인 것이다. 지난해 인천시와 박남춘 시장은 인천시사편찬원 수립 요구를 인천시가 부분적으로 수용해 만든 문화재과 내 시사편찬팀은 이름만 팀을 만들었을 뿐 팀장에 민간전문가를 임명하지 않고 행정직으로 임명해 역사자료관 폐쇄 및 인천시청 이전이라는 퇴행적 행정으로 뒤바뀌었다. 역사자료관이 만약 개항장 문화재생을 위해 용도를 전환한다면 개항장 내의 대체시설을 마련해 이전토록 하겠다고 박남춘 시장은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인천시 문화재과는 누구와 상의하여 역사자료관을 폐쇄하고 전문인력을 시청 내로 흡수하겠다고 결정한 것인가?

지난 1월 초 인천의 여러 역사, 문화, 시민단체의 1차 공동성명이 발표되자 신임 박찬훈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의 주선으로 14일 옛 시장관사와 제물포구락부 활용 방안과 관련해 시민단체 4곳과 문화재과와의 간담회가 진행됐다. 시민단체는 공정성과 함께 민간에 피해를 주는 제물포구락부 커피체험 시설 문제와 함께 옛 시장관사 활용방안과 시사편찬위원회 대안공간 확보계획, 인천시사편찬원 설립 로드맵 등을 요구했지만 인천시의 구체적인 답변은 이뤄지지 않은 채 협의체에서 다시 논의하자고 결론지었다고 한다. 박찬훈 국장은 “구체적인 안이 지금은 없기 때문에 협의나 이전 시기는 정확히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극히 실망스러운 답변이 아닐 수 없다. 인천시는 지난해 인천시사편찬원 설립 요구를 시사편찬팀 설치로 미봉조치하더니, 결국 역사자료관 페쇄라는 독단행정으로 귀결시키지 않았는가?

이제는 박남춘 시장이 나서서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2020년 들어 박남춘 시장은 기본이 튼튼한 도시 인천을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2019년 나태한 공직사회의 문제로 확대된 서구 수돗물 사태의 교훈은 공직사회의 변화가 인천의 기본을 튼튼히 하는 가장 큰 기초하는 점이다. 공직사회가 바뀌어야 시민들에게 인천을 사랑하고 행복한 도시로 만들자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광역시가 300만 대도시로 급속히 성장했지만, 도시의 인문적 기초는 그와 반비례하여 제대로 갖추지 못해왔다. 우리 인천의 문화단체들은 역사자료관 폐쇄 방침과 제물포구락부의 불공정한 타시도 예비사회적기업 위탁 사태를 계기로 다시 한번 인천시사편찬원의 조속한 설치와 인천시 문화재 행정의 전문성 제고를 강력하게 요청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더 이상 퇴행적 행정을 거듭하는 공무원사회만 신뢰하는 수동적 행정을 벗어나 혁신적 도시정책을 펼쳐야 한다. 진정한 소통과 협치, 혁신을 위해 시장 면담을 다시 한번 공식 요청하는 바이다. 인천의 양적 성장과 동반한 질적 성숙을 위한 역사문화 행정의 쇄신과 인천시사편찬원 설치 로드맵을 만들어나가자!

202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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