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한구 전시의원, “계양산을 망치는 정치세력, 이젠 떠나야 그게 정의다”

by 이장열 편집인

이한구 전시의원이 계양산을 지키기 위해 설치했던 망루 자리에서 회상에 잠겼다.(2020.4.10)

 

지난 4월 10일 금요일 계양산자락에서 작은 논밭을 일구며 지역 정치와는 거리를 둔 생활을 하고 있는 이한구 전 인천시의원을 농장에서 만났다.

총선에서 계양산에 롯데 수목원을 유치하겠다는 계양구을 특정후보의 선거 현수막이 계양구에 나붙은 것을 보고, 이 전시의원이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려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정치인이 정치를 떠나서 농장을 일구는 것이 말로만 뱉은 것인지 하는 궁금증도 발동해서 무작정 전화를 걸고 계양산 자락으로 달려갔다.

밀집 모자를 눌려 쓰고 있는 모양새는 농부이지만,  어딘가 어설픈 농사꾼이라고 하면 될 듯 자세로 작은 텃밭을 오가고 있었다.

“정치는 진짜  안 하시는 건가요?”

“지금은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시급해서 그걸 생각할 여유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여전히 야전 정치인이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듯이, 잠시 마음과 몸을 가다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천 진산 계양산 자락에서 정기를 받는 시기였다고 이한구 전시의원 약전에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계양산에 왠 롯데 수목원을 유치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 물었다.

“롯데 골프장 건설 계획인 대법원에서 최종 무산되어서, 안심하고 계양산을 지켰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작년부터 인천시와 송영길 국회의원측과 이야기가 오가면, 롯데 골프장 부지에 롯데 수목장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을 최근 계양구에 현수막이 걸리면서 나도 뒤늦게 확인하면서 알게 됐다”

옛 롯데 골프장 부지(롯데 수목원 유치할 장소)

롯데 골프장 부지가 그린벨트 구역인데 수목원이 가능한가?

“수목원은 그린벨트 구역에도 설치 가능한 업종이다. 그래서 지역 정치인들이 롯데 골프장이 무산되었으니, 그린벨트 지역에 설치 가능한 수목원을 유치하는 꼼수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덩달아 인천시도 나섰다는 이야기가 나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롯데 수목원을 유치하면, 인천시민들은 돈을 지불하고 수목원을 방문해야 한다”

계양산에 롯데 골프장 저지를 위해서 계양산지키지운동을 수년간 진행한 당사자로서 롯데 수목원 유치를 내건 지역 특정인에 대한 평가와 생각은 어떠한가?

“계양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한 계양산 지키기 운동이었다. 인천의 진산으로서 계양산은 특정 정치인,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공공자산이다. 롯데 골프장 건설 저지를 인천시민들의 힘으로 막아냈는데, 얼마 가지 않아, 지역 정치인이 특정 기업의 이익을 위해 롯데 수목원을 유치하겠다고 나섰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고, 계양구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생각이 또 다시 들었다”

계양산 지키기 투쟁을 함께 한 인천지역 시민사회가 나서야 하는데, 너무나 조용한 이유가 뭘까요?

“인천시민사회가 이젠 특정 정당과 너무 결합하면서, 시민사회가 견지해야 할 본연의 임무를 몰각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봅니다. 지난 지방선거와 이번 총선에서 인천시민사회가 해야 할 비판적 자세는 전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특히 계양에 특정 정치인과 인천시민사회가 너무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다 보니, 계양산을 훼손하는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는데도 입도 뻥끗하지 않는 이유라고 봅니다”

앞으로 롯데 수목원 유치 문제는 어떻게 대응했으면 합니까?

“지금 저는 시민입니다. 시민으로서 문제제기하고, 같이 뜻을 같이 사람들과 함께 문제를 제기하고자 합니다. 특정 정치인을 염두해 두고, 뭐 정치적인 계산을 두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저는 계양에서 5대째 살고 있는 계양사람이고, 이곳은 조상들이 살아왔고, 제 자식들이 살아갈 터전에 계양산이 버티고 있다. 계양산이 계양사람들에게는 자부심이기에 진산 계양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5대째 계양에 사는 이한구라는 계양 사람이 마땅히 해야 할 의무라도 생각합니다”

당분간 정치와 거리를 언제까지 둘 예정인가?

“기약이 없습니다. 계양산을 매일 매일 바라보고, 느끼면서 하루 하루를 지낼 뿐입니다. 언제가 다시 때가 주어지면 자연스럽게 답할 시간이 오겠지요”

이한구 전시의원은 계양산 골프장 부지로 들어가는 입구가 몇 년 째 자물쇠로 잠긴 채 사람들의 통로를 막고 있는 것도 문제도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계양산 롯데 골프장 저지 투쟁을 위해 망루를 설치했던 솔밭으로 찬찬히 걸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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