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보건복지의 현 주소를 묻다.

취재: 이정민 기자_m924914@naver.com

100세 세대

 

#. 80살은 어린아이, 90살에 저승사자가 오면 ‘100살까지 기다리라’하고 돌려보내라(일본 장수마을 비석에 새겨진 글귀)

 

평균 수명 100세 시대. 대한민국 보건복지의 수준은 어디쯤 와 있을까.

지난 4월 7일 ‘보건의 날’, 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남양주시 건강생활지원센터(건강센터)를 방문했다. 건강센터는 보건소 소속기관으로 만성질환 예방과 건강한 생활습관 형성을 지원하는 지역밀착형 보건의료기관이다(지역보건법 제14조)

당시 정 장관은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수명은 71세로 기대수명보다 10년 이상의 격차를 보이면서 길고 아픈 노후가 10년 가까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며 그는 “건강센터는 지역보건의료기관이 나아가야할 발전적인 방향이다. 센터 확충을 더욱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의지와 반대로 가는 지역 보건복지의 민낯

보건복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도시지역 주민의 건강증진서비스 수준은 매우 열악하다. 특히 취약지역 주민에 대한 실태보고가 상당히 미흡한 상황이다. 건강복지 분야에서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뚜렷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현재 각 구별 보건소 1개소만으로 공공보건사업이 겨우 뒷받침되고 있다. 행자부 자료에 의하면 2015년 기준 보건소 1개당 관할인구 27만 명에 이른다. 이는 농촌지역 5만 명에 비해 약 5배가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도시지역 보건소 확충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부지확충과 인력투입 등 그 조건이 까다롭고 복잡해 지자체의 사업 참여율이 저조했다. 이로 인해 비영리기관과 민간단체가 만든 ‘건강과 나눔’ 등의 작은 센터가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안형준 건강과 나눔 대표는 “공공의료기관 부족으로 국민건강 대부분을 민간 의료기관이 책임지는 게 현실이다. 그 결과 수익이 나지 않은 곳은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안 대표는 “우리 단체는 2014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위탁을 받아 경제여건상 의료기관이 어려운 십정동에 입주해 지역 의료인과 보건소의 협조로 건강상담, 건강교육, 환경개선 사업 등을 진행했다”고 2주년 소회를 전했다.

안 대표에 따르면 지역밀착형 건강센터는 주민, 의료인, 지자체가 협력해 만든 의료거버넌스의 가장 효율적인 모델이다. 현재 이 센터는 비영리라는 한계로 내년 7월이면 사업이 모두 종료될 예정이다.

 

정부의 조건 완화, 지자체의 적극 의지가 시급

정부는 건강센터 가속화를 위해 비용의 일부를 보조하고 있다(지역보건법 24조) 2014년 사업 시작 이후 전국적으로 약 20여 곳의 센터가 설치됐다.

장진선 십정동건강센터 대표는 “정부는 건강센터 설치 조건에 대해 250평 규모의 공간 확보, 5인 이상의 인력확보를 권장하고 있으며 초기 시설에 대한 투자비용을 지원한다”면서 “그러나 운영비 및 인건비는 지자체 전액부담으로 재정이 열악한 구의 경우 건강센터를 동별로 만드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일례로 300만 인구의 인천시의 경우 서구와 계양구에 건강센터가 잘 구비되어 있다. 하지만 인구 55만(시 인구의 19.2%)의 부평구는 보건소 1곳만이 운영된다. 부평구는 2016년 기준 기초생활수급자 1위, 등록장애인 1위 등 취약계층 인구가 가장 높다. 특히 일부 동의 임대주택 거주자의 장애수준이 높아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다.

2013년 인천시 지역사회 건강조사를 보면 10개 군·구 중 주관적 건강수준이 부평구가 가장 낮다. 성인 저체중 비율이 10개 군·구 중 남구 다음으로 높다. 성인의 과체중 비율은 강화, 동구 다음으로 높다. 반면 신체 활동 실천율은 남동구 다음으로 낮아 전체적인 건강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오흥수 부평구의원은 18일 제211회 임시회를 통해 건강센터 확충 예산과 지원조례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오 의원은 “부평구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상황이지만 주민의 지속가능한 건강복지 구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시흥시는 정부 지원 없이 자체조례를 제정해 행복건강센터 6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4개소는 기본 보건소 기능으로 간호사 1명이 배치되어 있다. 더불어 동주민센터 내에 정규간호사 1명, 비정규 간호1명, 운동처방사 1인을 구성해 주민건강을 돌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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