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시간, 청와대의 이상한 팩트 체크

취재:이정민 기자_m924914@incheonpost.com

서면보고만 30여차례..대통령만 아는 수상한 행적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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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방영된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 이후 국민 여론은 더욱 싸늘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기정사실화 된 것. 더욱이 20일 대통령은 검찰로부터 사실상 공동정범 피의자로 전환돼 수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SBS는 세월호 침몰 당시 대통령의 7시간 행방을 추적했다. 주요 내용에는 차움병원 방문 의혹, 불법 줄기세포 시술 의혹 등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14년 일본 산케이 신문은 외신으론 유일하게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취재 기사를 내보냈다.

번역전문 사이트 <뉴스프로>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여객선 침몰 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는 세월호 침몰 당시 박근혜의 사리진 7시간에 대한 의혹을 전면 제기한 것.

산케이는 당시 국회운영위를 통해 김기춘 비서실장이 답한 내용을 언급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김 비서실장에게 “세월호 침몰 당시 대통령은 어디에 계셨습니까”라고 묻자 “저는 정확히는 모릅니다만, 국가안보실에서 보고를 했다고 들었습니다”라고 답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다른 곳에 있으면 서면보고를 합니까”라고 묻자, 김 비서실장은 “대통령에게 서면 보고를 하는 경우는 많습니다”라고 답했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더욱이 “대통령은 집무실에 계셨습니까”라고 묻는 박 원내대표의 질문에 “위치에 관해서는 나는 모릅니다”라고 답했다. 당시 정무비서관도 대통령과 대면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앞선 정황에 따르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이라는 다급한 국가재난이 닥쳤음에도 청와대 참모들은 대통령 얼굴조차 한 번 못 봤다는 반증이다. 결국 대통령의 행방은 오직 대통령 스스로가 밝히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산케이 칼럼은 이와 관련해 “7월 7일 청와대 비서실의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박 대통령이 오전 10시경에 서면보고를 받은 것을 마지막으로 중앙 재해 대책 본부를 방문할 때까지 7시간..아무도 만난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산케이는 이어 “김 실장이 ‘나는 모른다’는 이상한 대답을 한 것은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것은 숨겨야만 하는 대통령의 일정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신문은 “세간에서는 대통령은 당일 모처에서 비밀리에 접촉한 사람과 함께 있었다-라고 하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청와대는 세월호 7시간 방영 후 홈페이지에 ‘이것이 팩트다’라는 제목의 반박 글을 올렸다. 즉 대통령은 사고 당일 관저집무실 및 경내에서 30여 차례의 보고와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악의적인 괴담과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며 더 이상 유언비어로 국민이 선동되고 혼란이 가중되지 않도록 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해명은 변명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오전 9시 24분부터 22시 09분까지 30여 차례의 왕래 보고는 기록됐다. 하지만 모두가 서면보고 형태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만약 대통령이 관저에 있었다면 중차대한 재난상황을 두고 단 한 번도 대면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책임방기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은 짧게는 3분, 평균 20분 간격으로 쉼 없이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시를 내렸다”고 한 뒤 “그러나 결국..비극을 막지는 못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울었다”며 팩트 체크를 마쳤다.

이와 관련 한 만평가는 청와대의 마지막 변명에 빗대어 “대통령은 짧게는 30분, 평균 20분 간격으로 쉼 없이 청와대 출입문을 오갔다. 필요한 지시는 모두 서면으로만 내릴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이었다”고 조롱한 뒤 “그러나 결국..비극을 보고도 청와대와 대통령은 그대로 무시했다. 그리도 국민들은 청와대의 안이한 대처에 모두가 울어야만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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