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극단, 특별 낭독공연 ‘바냐 아저씨’와 ‘과부들’

최광석 기자

‘보는’ 재미를 넘어, ‘듣는’ 즐거움과 감동
7월 3일부터 5일까지 ‘복합문화공간’에서

인천시립극단이 창단 35주년을 기념하며, 시민들과 한층 더 가까운 소통을 위한 특별 낭독공연을 펼친다.

낭독공연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도 관객과 더욱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공연장소로 ‘복합문화공간’을 택한 이유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작품의 숨결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마련한다. 단출한 공간에서, ‘보는’ 재미를 넘어 ‘듣는’ 즐거움과 감동까지 선사한다.

이번에 만나 볼 작품은 해외 명작으로 손꼽히는 ‘바냐 아저씨’와 ‘과부들’이다. 러시아 대문호이자 사실주의 희곡의 대가인 안톤 체호프의 4대 명작 중 하나인 ‘바냐 아저씨’는 순박한 농부 바냐의 집에 퇴직한 교수와 그의 젊은 아내가 머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평범한 시골 사람들이 각자의 욕망으로 흔들리고 뒤틀리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담았다.

아르헨티나 출신이면서 1973년 칠레 군부 쿠데타로 인해 미국으로 망명한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과부들’은 남미의 군부 독재 치하에서 일어난 실종과 의문사라는 역사적 사실에 신화적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다. 과거사의 불편한 진실을 안고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가 그 진실에 대해 무엇을 기억하고 있으며, 무엇을 망각하고 있는지를 환기해준다.

두 작품은 일탈을 꿈꾸지만 결국 일상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보통 사람들, 그리고 보편적 가치와 진실을 좇으며 갈등하는 이들의 모습을 각각 그려낸다. 그러나 결국 이들은 모두 ‘사람’이라는 중심축으로 관통하며,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거기에 동시대적 시선을 담아 보통 사람들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특별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낭독공연의 백미는 극장이라는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관객과 마주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연출을 맡은 이성열 예술감독은 “두 개의 작품이 어느 나라, 어느 시대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시공간을 넘어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통한 보편적 가치를 함께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천시립극단 특별 낭독공연 ‘바냐 아저씨’와 ‘과부들’은 7월 3일부터 5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복합문화공간에서 선보이며, 전석 무료이다. 중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인천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 및 엔티켓을 통해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인천시립극단(032-420-2790)으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인천시립극단은 1990년 창단된 대한민국 최초의 공립극단으로서 ‘최초를 넘어 최고’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현대적이고도 보편적인 문화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창단 35주년을 기념하여 하반기에는 해외 명작시리즈 연극 아서 밀러의 ‘시련’, 신파극 시리즈 ‘홍도야 우지마라’ 등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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