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석 기자
7월 5일 개막, 23일간 대장정
인천 전역이 무대, 국제교류의 물꼬 터
연극의 문턱 낮춰 관객과의 거리 좁혀
올여름, 인천이 연극으로 깨어난다. ‘연극, 인천에 상륙하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 인천’이 닻을 내릴 채비를 마치고, 7월 5일 개막을 시작으로 23일 간의 숨 가쁜 대장정에 들어간다.
전국 16개 광역시·도 대표 극단이 참여하는 본선 경연 ‘입항(入港)’을 비롯해, 창의적 실험이 돋보이는 소극장 축제 제1회 인천 크로스떼아뜨르페스타 ‘파란’, 청년 연극인의 창작 캠프 네트워킹 페스티벌 ‘돌풍’이 몰아친다.
또 시민이 직접 무대에 서는 제4회 대한민국시민연극제 인천 ‘등대’, 세계 연극계와의 접점을 넓히는 국제교류 프로그램 등 6개 주요 프로그램과 5개의 부대행사 등 총 35회의 다채로운 극예술의 숨결이 인천 전역을 채운다.
17년 만에 인천에서 열리는 이번 연극제는 단순한 무대 공연을 넘어, 삶과 예술이 맞닿는 ‘시민 중심의 연극축제’로 기획됐다. 이른바 도시 전체가 무대가 되고, 시민 누구나 연극의 주인공이 되어 한바탕을 펼친다.
항구에서 출항하듯 개막식 ‘개항’이 5일 인천 제8부두 ‘상상플랫폼’에서 펼쳐진다. 아시아 최대의 곡물창고였던 이 공간은 연극적 상상력의 무대로 변신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다층적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거기에 더해 1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거리 퍼포먼스 ‘항구 사람들’을 시작으로, 국가무형유산 은율탈춤, 가수 장사익의 애국가 제창과 축가, 마임 아티스트 고재경의 해학적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본선 진출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다큐 영상 ‘항해’는 전무송 명예대회장의 내레이션으로 축제에 깊이와 품격을 더하고, 200명 규모의 대형 플래시몹 ‘바다의 교향시’는 도시와 관객을 하나로 잇는다.
이번 연극제의 핵심 프로그램인 본선 경연 ‘입항’은 6일부터 25일까지 이어진다.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서구문화회관 대공연장, 문학시어터, 청라블루노바홀 등에서 매일 저녁 각 지역 대표작이 관객을 만난다.
‘OFF THE WALL’이라는 슬로건 아래, 무대의 관습을 깨는 실험적 시도와 환경을 고려한 연출이 주목되며, 현대극, 고전 재해석, 지역 창작극 등 다양한 레퍼토리가 화려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제1회 인천 크로스떼아뜨르페스타 ‘파란’은 8일부터 13일까지 학산소극장과 인천수봉문화회관에서 진행된다. 젊은 연극인들의 실험무대와 일본 극단 THEATRE ATMAN 초청 공연으로 창작 교류의 실험장이 될 것이다.
150명 청년 연극인이 참여한 네트워킹 페스티벌 ‘돌풍’은 ‘한국 근현대 희곡의 재해석’을 주제로, 인천대 송도캠퍼스에서 5박 6일간의 집단창작과정을 거쳐, 19일 인천아트플랫폼에서 10개 팀의 릴레이 공연으로 결실을 맺는다.
시민연극제 ‘등대’는 7일 동안 학산소극장에서 열리며, 일상과 무대의 경계를 허문다. 전국에서 모인 8개 시민극단이 일상 속 소소한 이야기부터 지역 공동체의 목소리까지 담아, 연극의 문턱을 낮추고 관객과의 거리를 좁힌다.
연극제 기간 중 펼쳐지는 부대행사 ‘순항’은 연극을 무대 밖으로 확장해 시민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는 열린 예술 플랫폼이다. 본선 공연장 로비에서는 박팔영 작가의 ‘연극인 크로키 전’이 상설 전시된다.
배우와 연출가, 스태프들의 생동하는 순간을 빠른 선으로 포착한 수백 점의 드로잉 작품은 무대 이면의 호흡과 감정을 담아낸다. 이와 함께, 홍보대사 배우들과의 토크콘서트 ‘도란도란’이 대화의 장을 연다.
인천아트플랫폼 일대에서 펼쳐지는 거리공연 ‘북적북적’, 인천 지역 대학생과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소극장 공연 ‘넘실넘실’이 싱그럽게 펼쳐진다. 이렇듯 ‘순항’은 무대 안팎을 넘나들며 시민과 연극을 이어줄 것이다.
북마케도니아 출신 연출가 데얀 프로이코브스키가 국내 배우들과 협업한 무대 ‘일렉트라 스토리’는 26일 청라블루노바홀에서 두 차례 공연된다. 세계와 연결된 연극의 지평을 열며, 국제교류의 새로운 물꼬를 튼다.
이어 26일, 8개국 연극인이 참가하는 ‘2025 인천 국제연극포럼’에서는 ‘연극의 세계화를 위한 Chain/Festival과 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국제 협력과 제작환경 변화에 대해 논의한다. 한국과 중국 간 MOU 체결도 예정돼 있다.
부평위클리 THE BUPYEONG WEEK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