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석 기자
인천문화예술회관이 영상으로 만나는 명작 무대 ‘2025 스테이지 온 스크린’을 펼친다.
‘스테이지 온 스크린’은 최신 트렌드에 맞춘 전 세계의 수준 높은 공연 영상을 상영하는 인천문화예술회관의 대표 브랜드 공연이다. 2013년 첫 기획 이래 시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오페라, 발레, 뮤지컬 등 다양한 예술장르를 확 트인 야외광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개막에 맞춰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이 500여 평 푸른 잔디밭으로 변신한다. 관객들은 돗자리 또는 간이의자를 펼치고 여유롭게 공연 영상을 즐길 수 있다. 매년 경쟁이 치열한 테이블존은 올해도 이른 마감이 예상되며, 올해 처음 도입되는 에어빈백(air bean bag)도 큰 인기를 끌 것이다.
420인치 대형 스크린과 최상급 음향 장비가 세계 유수 공연의 몰입도를 한껏 높인다. 더불어 현장에서 제공되는 해설지에는 작품의 배경과 줄거리, 제작 및 출연진에 대한 정보가 상세히 담겨 있어 영상 감상에 도움을 준다. 광장 한 켠에 마련된 포토월에서는 색다른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올해는 4일간 총 4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개막일인 9월 3일, 이탈리아 사실주의 오페라의 효시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로 문을 연다. ‘시골뜨기 기사도(Rustic Chivalry)’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시골 청년들의 사랑과 배신을 둘러싼 격정적인 갈등을 그린 작품이다.
한 여자를 두고 비극으로 치닫는 남성 서사물이지만 무대를 빛내는 것은 단연 산투짜 역의 소프라노 알렉시아 볼가리도이다. 그리스 태생의 그녀는 2008년 ‘라보엠’의 미미 역으로 데뷔해 로열 오페라 등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2019년 피렌체 오페라 페스티벌 공연 실황으로 만난다.
4일에는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2015년 버전으로 셰익스피어 특유의 장황하면서 친숙한 대사들을 마치 책에서 건져 올린 듯 명쾌하게 해석했다. 열정적인 러브스토리를 배경으로 헬기 토마슨의 황홀한 안무,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강렬한 작곡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5일엔 ‘독일 낭만오페라의 시작’이라 불리는 카를 베버의 3막 오페라 ‘마탄의 사수’가 장식한다. 제목 ‘마탄의 사수’는 ‘마법 탄환을 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17세기 중반, 30년 전쟁 직후 피폐한 보헤미아 늑대의 계곡에 인접한 숲속 마을을 배경으로 세 청춘의 비극적 사랑과 어긋난 우정을 그렸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3국이 접한 보덴호수 수상무대에서 열린 ‘브레겐츠 페스티벌’(2024~25) 작품으로, 영화감독이자 오페라 연출가인 필립 스톨츌의 도발적인 해석이 돋보인다. 지리적 배경을 브레겐츠의 가난한 마을로 설정했고, 원작의 대사와 음악을 과감히 변형해 극적 긴장감을 한층 높였다.
마지막 날인 6일에는 빅토르 위고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상영된다. 1985년 카메론 매킨토시가 개작, 초연된 ‘레미제라블’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2010년 런던 O2센터에서 공연한 버전이다. 혁명정신과 민중저항, 따뜻한 인간애를 담은 초대형 무대가 감동을 선사한다.
한편 6일 저녁 6시 20분, 특별한 오프닝 콘서트가 열린다. 국내 최정상 컨템퍼러리 아카펠라 그룹 ‘오직 목소리’가 개성이 어우러진 보컬로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펼친다. 지난해 축제의 분위기를 주도했던 ‘무료 팝콘’ 코너도 운영되며, 관객 만족도 조사 참여 시 ‘캡슐 뽑기’ 이벤트도 즐길 수 있다.
홍순미 인천문화예술회관 관장은 “무더위에 지친 여름의 끝자락, 푸른 잔디 위에서 세계 명작 무대를 함께 즐기며 잠시나마 일상의 여유를 느끼셨으면 좋겠다”면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오셔서 늦여름 밤의 정취와 예술적 감동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부평위클리 THE BUPYEONG WEEK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