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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정가 7만원짜리 정년기념논문집에 부쳐 – P 교수님께

글쓴이: 발행인

우선 살벌한 시대에 지역 촌구석 마산에 자리한 상아탑에 몸과 마음을 1988년에 위탁헀으니 근 32년을 대학 정교수로서 정년을 맞이해 이젠 자유의 몸이 되심을 마음을 담아 축하합니다.

살벌한 시대에 살벌하게 살아온 P 교수님 제자 2명이 엮은 책이 우선 눈에 띄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우선 책값이 7만원 책정한 것에 대해서 박 교수님 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P 교수의 정년 문집은 단연히 논문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는 것도 박 교수님 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역문학연구 담론을 선점해서 여러 해 동안 독존의 삶을 터라 앞서 낸 10만5천원짜리 책을 나온 걸 확인하고는 기겁은 하지 않았습니다. 나름 그 쪽 바닥에서는 언론용 이벤트엔 능한 솜씨를 부려 왔던 교수님이라서 박 교수 답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정년기념문집 격인 책값을 7만원으로 책정한 생각머리에 문제 제기해서 초를 치기 위해서 아까운 시간을 내 이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몇 자 적는데까지 에너지가 나온 것은 박 교수님이 꽁꽁 숨겨둔 마음을 한자리와 마주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문제는 박 교수님께서 선점해서 평생 외쳤던 대항문학으로서 지역문학이 실상은 본인이 누구보다도 서울 지향적이었는데, 이를 숨기면 살아왔던 살이라는 점을 솔직하게 드러내어었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서울 중심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강박에서부터 본인이 결국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번 에 정년기념문집에서 경남 부산 지역 문학판에서 굴러 온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대부분, 정년기념논집 격인 이 책에는 평소 박 교수님과 이래저래 엮어 있는 꽤나 친분이 있는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고, 진작 학자로서 P 교수를 학문적으로 평가한 유일한 글이 빠져 있어서 굳이 이 글을 쓰게 된 연유입니다.

박 교수가 내세운 지역문학담론과 연구 성과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논한 글은 작고한 김윤식 교수님 말고는 없는데도 말입니다.

박 교수님의 정년기념문집이라는 이름 붙인 이 책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점에서 바롯된 글쓰기입니다. .

김윤식 교수는 “지역문학비판-한국근대문학사의 시선에서 본 경남부산지역문학회’ 라는 글에서 박 교수님이 선점하고 독점하고 있던 지역문학담론이 “너무 가파르고 조급성으로 특징지어져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글은 박 교수님의 나날살이를 이해하는데 의미 있는 지적인 글인데 박 교수님 자신이 의도적으로 뺀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합니다. 좋은 이야기만 해주는 사람들로만 알맹이는 없는 이야기를 하고, 앵무새처럼 짓는 사람들로로만 구성한 것 같아서(전적으로 개인적인 판단) 씁슬합니다. 나이 들어서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기도 합니다.

이 책 구성을 보면, 박 교수님은 위대한 시인이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본인 스스로 이런 편집력을 발휘한 것은 그동안 독존적 삶을 살아온 박 교수님다운 편집이라는 생각입니다.

매우 이례적이고 파격적이어서, 지역 언론에서나 문단이나 학계에서 거론했을 법한데, 영 조용합니다. 코로나19 때문은 아닌 듯 합니다.

박 교수님의 학문적 평가가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봅니다. 문학의 시대를 종말을 고한 지 오래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세상을 움직이게 하고 있는 2020년도에 1100쪽 짜리에 책 값 7만원, 정년기념문집 엮은이는 박 교수님의 2명의 제자라는 가시적인 증거에서 외눈박이 나날살이만을 드러내려고 한 박 교수님의 편집 의도를 한눈에 읽어냈습니다.

이 책을 엮은 2명의 제자는 사실상 이름만 빌어준 것. 정년기념문집에서 엮은이들이 존경으로 마음과 학문적 성과, 인간적인 품격 등을 고려해서 묶어서야 하는데, 이 두 제자들은 그렇게 박 교수님을 이끌 재간도 없을 것이고, 이 또한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에 이런 요상한 정년기념문집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포근한 상아탑에서 나왔으니, 박 교수님의 말과 글로 상처 입은 숱한 사람들에게 이젠 치유의 말과 글를 하면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전합니다.

그리고 정가 7만원 정년기념문집이 잘 팔렸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 전합니다.
2020. 5. 16.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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