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잡시(己亥雜詩)

기해잡시(己亥雜詩) / 공자진(龔自珍)

九州生氣恃風雷 萬馬齊喑究可哀
(구주생기시풍뢰 만마제음구가애)
我勸天公重抖擻 不拘一格降人才
(아권천공중두수 불구일격강인재)

기해년에 쓴 잡시

중국의 생기는 바람과 우레에서 오는데
뭇사람이 다 잠잠하니 끝내 애석하네
하늘께서는 다시 떨쳐 일어나
격식은 어떻든 인재나 내려 주십시오

공자진(1792~1841) 인화(仁和, 지금의 절강성 항주) 사람으로 자는 이옥(尒玉) 또는 슬인(璱人), 호는 정암(定庵). 중국 근대의 탁월한 사상가이며 시인이다.

사람들이 옥황상제와 풍뢰의 신에게 제사 지내는 것을 보고 작자는 자신의 소원을 시로 나타냈다. 지금 조정은 썩고 무능한데 아무도 무어라 한마디 비판하는 사람 없다. 제발 인재들이 튀어나와 이 답답한 현실에 질풍과 우레 같은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으면 하고.

⦁己亥, 청나라 도광(道光) 19년(1839). 이 해 공자진은 청조의 무능과 부패에 실망하여 관직을 버리고 고향인 항주로 낙향한다. 이 시는 그때 진강(鎭江)을 지나면서 사람들이 옥황상제와 풍신(風神), 뢰신(雷神)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을 보고 쓴 시다. ⦁九州, 중국 ⦁恃, 믿고 의지하다. ⦁喑, 벙어리 음. ⦁天公, 하늘을 신격화해서 부른 말 ⦁抖擻, 떨쳐 일어나다. ⦁不拘一格, 그 격식을 문제 삼지 않다.

‘여치 이우재의 한시 한 수’를 신설,
월 2회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옛 시인묵객들의 소회와 절창이
오늘과 조응하는 묘미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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