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춘(江南春) / 두목(杜牧)
千里鶯啼綠映紅 水村山郭酒旗風
(천리앵제록영홍 수촌산곽주기풍)
南朝四百八十寺 多少樓臺烟雨中
(남조사백팔십사 다소루대연우중)
강남의 봄
강남 천리, 신록은 푸르고 꽃은 붉은데 꾀꼬리 울고
강 마을 산 고을마다 술집 깃발이 바람에 펄럭인다.
옛날 남조 시대 사백팔십이나 되는 절들
얼마나 많은 누대가 보슬비를 맞고 있을까?
두목(杜牧, 803~853)은 만당(晩唐) 전기(前期)의 시인으로 자(字)는 목지(牧之), 호(號)는 번천(樊川)이다. 두보의 작풍과 비슷하다 하여 소두(小杜)로 불리고, 이상은(李商隱)과 더불어 이두(李杜)로 일컫기도 한다. 근체시(近體詩) 특히 칠언절구(七言絶句)에 능했다.
첫 구에서는 강남의 봄 풍경을, 두 번째 구에서는 곳곳에 펄럭이는 술집 깃발을 표현하고 있다. 이 바람에 펄럭이는 술집 깃발이 이 시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셋째, 넷째 구에서는 봄비에 젖은 고도의 모습을 통해 남조 시대 불교의 영화를 묘사하고 있다. 전반부는 맑은 날, 후반부는 비 오는 날로 서로 모순되면서도 강남의 여러 모습을 통일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江南, 장강 이남 ⦁綠映紅, 초목의 푸르름과 꽃의 붉음이 서로 비추고 있다. ⦁酒旗, 술집을 나타내는 깃발 ⦁南朝, 강남에 도읍을 정한 吳, 東晋, 宋, 齊, 梁, 陳의 여섯 왕조 ⦁四百八十寺, 절이 많다는 뜻. 남조 시대에는 불교가 크게 유행하여 대략 강남에만 700여 개의 절이 있었다고 한다. ⦁多少, 얼마나 많은 ⦁樓臺, 절의 건물들 ⦁烟雨, 안개비. 보슬비
여치 이우재의 한시 한 수’를 신설,
월 2회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옛 시인묵객들의 소회와 절창이
오늘과 조응하는 묘미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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