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치 이우재의 ‘한시 한 수’

녹채(鹿柴)

녹채(鹿柴) / 왕유(王維) 空山不見人 但聞人語響(공산불견인 단문인어향) 返景入深林 復照靑苔上(반경입심림 복조청태상) 녹채 빈 산, 사람은 보이지 않고 단지 말소리뿐 저녁 햇살 깊은 숲 속에 들어와 푸른 이끼 위를 다시 비추네 왕유(王維, 701~761)는 지금의 산서성 기현(祁縣) 사람으로 자는 마힐(摩詰)이다. 일찍이 송(宋)의 대시인 소동파가 그를 일컬어 “왕유의 시를 음미하면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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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원(春怨)

춘원(春怨) / 김창서(金昌緖) 打起黃鶯兒 莫敎枝上啼(타기황앵아 막교지상제) 啼時驚妾夢 不得到遼西(제시경첩몽 부득도요서) 봄날의 원망 누런 저 꾀꼬리를 깨워 가지 위에서 울게 하지 마소 꾀꼬리 울면 내 꿈도 깨어 내 낭군 계시는 요서에 갈 수 없게 된다오. 김창서(金昌緖, ?~?)는 중당(中唐, 766~835)시기 절강성 항주 사람.「전당시(全唐詩)」에 이 시 한 수만 전한다. 개가운(蓋嘉運)의 ‘이주가(伊州歌)’로도 알려진다. 봄날 꾀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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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춘(江南春)

강남춘(江南春) / 두목(杜牧) 千里鶯啼綠映紅 水村山郭酒旗風 (천리앵제록영홍 수촌산곽주기풍) 南朝四百八十寺 多少樓臺烟雨中 (남조사백팔십사 다소루대연우중) 강남의 봄 강남 천리, 신록은 푸르고 꽃은 붉은데 꾀꼬리 울고 강 마을 산 고을마다 술집 깃발이 바람에 펄럭인다. 옛날 남조 시대 사백팔십이나 되는 절들 얼마나 많은 누대가 보슬비를 맞고 있을까? 두목(杜牧, 803~853)은 만당(晩唐) 전기(前期)의 시인으로 자(字)는 목지(牧之), 호(號)는 번천(樊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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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효(春曉)

춘효(春曉) / 맹호연(孟浩然)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춘면불각효 처처문제조) 夜來風雨聲 花落知多少(야래풍우성 화락지다소) 봄날 새벽에 봄잠에 새벽이 오는 줄도 몰랐더니 곳곳에 새 우는 소리네 지난 밤 비바람 소리 들리더니 꽃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맹호연(689~740)은 양주 양양(襄州 襄陽, 지금의 호북성 양양) 사람. 관직운은 없었다. ‘왕맹’이라 하여 왕유와 더불어 자연시의 대가로 칭송받았다. 봄날 새벽을 노래한 시로는 고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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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寒食)

한식(寒食) / 한굉(韓翃) 春城無處不飛花 寒食東風御柳斜 (춘성무처불비화 한식동풍어류사) 日暮漢宮傳蠟燭 輕烟散入五侯家 (일모한궁전랍촉 경연산입오후가) 한식 장안성에 봄이 오니 곳곳에 꽃이 날리고 한식 날 동풍에 궁전의 버드나무 나부낀다. 해 저물자 궁궐에서 촛불을 돌리는데 가벼운 연기 흩어져 오후의 집에 들어간다. 한굉은 당 현종, 덕종 시기 하남성 남양 사람으로 자는 군평(君平). 벼슬이 중서사인(中書舍人)에 이르렀으며, 『한군평시집』1권이 전해진다. 한식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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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梅花)

  매화(梅花) / 왕안석(王安石) 牆角數枝梅 凌寒獨自開(장각수지매 능한독자개) 遙知不是雪 爲有暗香來(요지불시설 위유암향래) 매화 담 모퉁이 매화 몇 가지 추위를 이기고 홀로 꽃을 피웠네 눈이 아닌 줄 멀리서 아는 것은 그윽한 향기 때문이라네 왕안석(1021~1086)은 송나라의 문장가이자 개혁 정치가다. 자는 개보(介甫), 호는 반산(半山)으로 북송 시기 시인, 문필가로 활동하였다. 신법(新法)으로 개혁을 꾀하였으나 당쟁의 격화로 번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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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망(春望)

춘망(春望) / 두보(杜甫) 國破山河在 城春草木深(국파산하재 성춘초목심) 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감시화천루 한별조경심) 烽火連三月 家書抵萬金(봉화연삼월 가서저만금) 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백두소갱단 혼욕불승잠) 봄에 바라보다 나라는 깨졌으나 산하는 여전하고 성에 봄이 오니 초목이 무성하다 시절을 생각하니 꽃을 봐도 눈물이 흐르고 이별이 한스러워 새 소리에도 놀란다 봉홧불 석 달이나 계속되니 집으로부터의 편지가 만금같이 생각 되네 흰머리는 긁을수록 짧아져 이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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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日思歸

人日思歸 / 薛道衡(540~609) 入春才七日 離家已二年(입춘재칠일 이가이이년) 人歸落雁後 思發在花前(인귀락안후 사발재화전) 정월 칠일에 고향을 생각하며 이제 겨우 정월 칠일인데 집을 떠난 지는 벌써 이년이라네 사람이 돌아가는 건 비록 기러기보다 늦지만 생각은 벌써 내 집 꽃밭 앞에 가 있네 ⦁入春, 새해   ⦁才, 겨우  ⦁二年, 해가 바뀌었으니 햇수로 이년이 된다. ⦁人歸落雁後, 사람이 돌아감이 기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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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설숙부용산주인(逢雪宿芙蓉山主人)

봉설숙부용산주인(逢雪宿芙蓉山主人) / 유장경(劉長卿, 709~785?) 日暮蒼山遠 天寒白屋貧(일모창산언 천한백옥빈) 柴門聞犬吠 風雪夜歸人(시문문견폐 풍설야귀인) 눈을 만나 부용산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해는 저무는데 어슴푸레 산은 멀고 날은 찬데 초가집은 가난하다 사립문에 개 짖는 소리 들리더니 눈보라 치는 밤 사람이 돌아오네 하간(河間, 지금의 하북성) 사람으로 자는 문방(文房). 개원 21년에 진사에 급제하여 이후 감찰어사(監察御史), 수주자사(隨州刺史) 등을 역임. 왕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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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설(江雪)

강설(江雪) / 유종원(柳宗元, 773~819) 千山鳥飛絶 萬徑人蹤滅(천산조비절 만경인종멸) 孤舟簑笠翁 獨釣寒江雪(고주사립옹 독조한강설) 강설 산에는 새들도 날지 않고 길에는 사람의 자취도 없다. 외로운 배, 사립 쓴 늙은이 눈 내리는 강 위에서 홀로 낚싯줄을 드리운다. 하동(河東, 지금의 산서성 運城현) 사람으로 자는 자후(子厚). 21세 때 진사에 급제하였다. 33세 때 예부원외랑(禮部員外郞)이 되어 왕숙문(王叔文)과 함께 정치개혁을 꾀했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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